한국일보

동포재단 이사들 정신 차려야

2012-01-1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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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한미동포재단은 늘 시끄러웠다. 내분으로 인한 이사 제명에서 한인회와의 간판싸움, 법정 소송과 대책위 구성에 이르기까지 각종 분쟁에 휩싸여 왔다. 지난 1년은 특히 더 했다. 1월 이사장 선출에서부터 문제가 불거져 신구 이사장의 볼썽사나운 법정 소송으로 비화되더니 신임 이사장의 불법체류 혐의 체포, 적자 초래한 공금유용 의혹 등으로 이어지며 잡음이 그치지 않았다.
새해 들며 동포재단이 정관개정 추진으로 다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김영 현 이사장이 자신의 ‘기획안일 뿐’이라는 정관개정안은 지난 8월 이사회에 상정하려다 일부 이사의 반대로 유보한 사안이다. 다음 달 정기이사회 상정을 목표로 재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포재단은 시가 1,000만 달러의 한인회관 건물 관리를 맡고 있다. 한인사회 공공자산의 신탁운영을 담당한 단체다. 쉽게 말해 매년 ‘특정 주인 없는’ 수십만 달러의 돈을 다루는 것이 주 업무다. 그 어떤 단체보다 철저하게,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담당자의 도덕성에만 의존하는 것은 부족하다. 구조적인 견제와 감사 장치가 필수적이며 그 장치들은 또 계속 강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김 이사장의 ‘기획안’은 견제와 감사 장치를 완화시키고 있다. 그의 기획대로 된다면 한인회관 건물은 현행 ‘이사 전원의 동의’가 아닌 ‘3분의 2 이상’ 즉 8명의 찬성만으로 팔아버릴 수도 있다. 감사도 외부 전문가 포함 2명에서 내부 인사 1명으로 줄어든다. 감사와 견제를 약화시키는 개정의 저의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이사장 후보의 자질 검증에서부터 동포재단엔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정관개정을 막아야 한다. 동포재단 이사들이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후 2월 이사회에서 정관개정 상정을 막고 현재 갈등의 중심에 있는 이사장의 퇴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이사회엔 이사 한사람 한사람이 진정한 책임감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임하기 바란다. 대리인 대신 당연직 이사인 총영사가 직접 참석하는 것도 이사회 분위기 쇄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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