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년사설/ 터널 끝이 보인다

2012-01-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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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1년 한해를 뒤로 하고 우리는 또 희망찬 새해아침을 맞았다. 지난 신묘년 한해는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시련과 고난이 있었던, 참으로 어둡고 긴 격랑의 한해였다. 그 힘겨운 한해를 보내고 임진년 새해를 맞았지만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마음이 불안한 게 사실이다.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의 경제가 극심한 침체의 늪에서 아직도 허우적거리고 있고, 아랍국가들에서 민주화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치면서 우리에게 미칠 갖가지 변수들이 너무나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를 위협하는 가뭄, 홍수, 쓰나미, 지진, 허리케인 등과 같은 자연재해도 늘 우리의 안전과 생활을 위협하는 중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그러나 주변의 상황이 아무리 힘들고 버거워도 우리는 올 한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난관을 거뜬하게 이겨내야 한다. 지난 3년전부터 미국에 불어닥친 경제위기 이후 그래도 우리는 지금까지 용케 잘 견뎌왔다. 한민족 특유의 인내심과 강한 도전의식의 결과이다.

지난 한해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나 우리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한국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잇달았다. 이에 따라 우리의 생활이나 주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미FTA비준, 해외동포참정권 통과를 비롯해 얼마전 북한의 김정일 사망에 따른 아들 김정은의 후계구도 변화로 우리에게 앞으로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우리는 올 한해도 이처럼 급변하는 대내외적 사회환경과 흐름에 잘 적응하며 직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넘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어떠한 고난도 이겨내겠다고 하는 굳센 믿음과 아무리 높은
장벽이라 할지라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임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지난 한해도 무엇보다 경제적 어려움이 최대의 아픔이고 버거움이었다.


한인들이 주로 하는 스몰 비즈니스의 상황은 반 이상의 매출 감소로 거의 침몰수준에 이르렀고, 한인들의 상당수가 사상 유례없는 불경기로 일자리를 잃거나, 비즈니스, 혹은 집을 잃어버리는 시련을 겪었다. 아직도 그 고난의 행군은 계속될 분위기다. 경제전문가들이 밝히는 최근의 지표들은 조만간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인다고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느 누구도 언제 확실하게 좋아질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어두운 터널을 벗어날 때까지는 아무리 힘들더라도 참아내야 한다. 문제는 우리처럼 영세한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들이 지금의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이다. 전문화, 대형화를 추구하는 대형마켓이나 기업체들에 의해 점점 잠식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살 길은 가만히 앉아서 한숨만 쉬거나 경기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안된다고 포기하거나 그 자리에 그냥 주저앉는 것은 인생의 실패요, 이민생활의 실패를 뜻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우리 초기이민의 역사를 되살려 그 정신을 무기 삼아 다시 힘차게 일어나
야 한다. 불황이라도 남들과 다른 차별화를 꾀하면서 꾸준한 노력을 통해 새로운 발전과 기회를 모색해야 하며 한인사회 차원에서도 다같이 힘을 모아 한인비즈니스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깊이 연구,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위기 속에서도 분명히 길을 찾아 성공한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한인들끼리 합심 단결, 서로 돕는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미국사회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정치력 신장의 폭을 넓히는 일에도 적극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지금의 이 위기를 뚫고 나가기 어렵다. 비상한 각오와 단결, 노력만이 우리 앞에 거세세 불어닥친 파고를 아무런 문제없이 거뜬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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