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년의 부동산 경기 긍정적이다

2011-12-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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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중 칼럼

2011년 9월17일 뉴욕의 월가에 청년실업과 경제위기로 고통 받고 있는 청년들이 모여들며 시작되었던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의 규모가 커지더니 월가는 거대한 캠프장이 되었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는가 하면 곳곳에서 열띤 토론도 벌이고 시위하는 모습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며 미국의 정치가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긴장시켰다고 한다.

서로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어 먹기도 하고, 아침에는 다 같이 모여 요가를 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기도 하는 등 소규모 청년집회처럼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월가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 이들의 요구는 다양하지만 궁극적인 이유는 “1%가 99%의 부를 독점하는” 자본주의 금융시스템과 막대한 이익을 독점하는 거대 자본가들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의 배고픔과는 많이 다르지만 이곳 미국인들도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청년들을 거리로 내어몰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잘 사용하는 젊은 세대가 주축이 되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연대의식이 곧 바로 행동으로 변한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짧은 시간 안에 걷잡을 수 없이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반정부 시위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다른 나라, 즉 비교적 잘 사는 나라들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고 동참을 끌어내고 있다.

그러더니 얼마 전부터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의회를 되찾자’(Take Back the Capitol)는 구호와 시위로 변했다. 미국 각지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하다 경찰에 해산된 월가 시위대와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이번에는 “기업의 손아귀에 있는 우리 의회를 되찾자"며 집회 개최를 위해 워싱턴 DC로 몰려들고 있으며 서부 쪽에서는 롱비치 항구에 모여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기업의 로비스트들이 돈으로 의회를 사들인 탓에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펴며 시위와 연좌농성을 계획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언론들은 뉴욕 등의 텐트 농성시위 거점이 속속 해산된 뒤 워싱턴이 시위의 새로운 중심이 됐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한편에선 이들 시위대에 반대하는 맞불시위가 있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99%의 보통사람들을 위한 농성과 시위 때문에 99% 시민들에 속한 사람들의 생업에 지장을 초래하며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것이 이 맞불시위대의 주장이다.

그 뿐인가 미국 밖에서는 미국을 벌거벗은 채로 돌아다녀도 아무도 일러주지 않던 "벌거벗은 임금님"과 같았다며, 지금은 빚 덩이에 치여 압사하게 되었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떠오르는 해에 비교하며 미국을 지는 해라고도 한다. 앞으로 중국의 시대가 열린다는 전망에 더해 성급하게 이미 중국의 시대가 열려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은 국가 경쟁력에서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가고 있다. 우선 세계를 움직이는 축인 금융과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으며 아직도 세계를 리드할 힘과 의지가 있고 풍부한 인적 자원과 시스템이 있으니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높은 실업률과 미국의 부동산 경기 위축이다. 우선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경기 사이클에 따라 경제회복도 곧 오게 될 것이다.

과열된 중국의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점쳐지고 있는 것에 반해, 미국은 주택경기 회복의 신호가 약하나마 곳곳에 보이고 있어 다행이다.

그 동안 혹독한 가격하락을 경험한 부동산 시장에서 우선 당분간 이어질 저금리에 따라 투자가 계속될 것이고 고급 주택의 가격이 미미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좋은 신호이다. 지난달 월스트릿 저널에 의하면 미국의 주택가격은 이미 최저점을 지나고 있다.

최근에는 건축허가 건수가 늘어나며 주택건설지수도 올라가고 있다는 발표도 있었다.

그리고 주택구입 희망자들에 대한 지수도 올라가는 등 대부분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 그 동안 부동산 경기에 회의적이던 전문가들도 점차 경기회복을 예상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 면에서 보면 약간의 인내심을 필요로 하지만, 미국의 주택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선을 앞둔 오바마 정부의 추가 부양책도 부동산 경기 향상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내년의 부동산 경기 전망은 아주 긍정적이다.

브라질에서 시작된 나비의 날갯짓이 태평양을 건너며 태풍이 되는 것처럼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경제적 어려움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번 불황의 근원으로 지목된 미국의 주택경기가 살아난다면 미국 경제가 회복되며 세계 각국의 경기도 좋아질 것이다.


정연중 / BEE 부동산 클럽 대표
(213)272-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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