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참에 집 살까… ‘세입자는 고민 중’

2011-11-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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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구입 전에 고려할 점들

‘지금이 집을 사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진 세입자가 많다. 주택 가격이 이미 많이 떨어진 데다 모기지 금리마저 낮아서다. 앞으로 차압 물량이 쏟아진다는 데 이참에 낮은 가격으로 집을 한 채 장만하면 미래를 대비한 투자효과도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반면 주택 임대수요는 탄탄히 대기 중으로 임대료는 앞으로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왠지 임대료를 내는 것이 저축도 안 되고 낭비라는 생각을 하는 세입자들은 최근 주택 장만에 대한 유혹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런 고민에 빠진 세입자들을 위해 CNN 머니가 주택 구입 결정에 앞서 고려해야 할 질문들을 정리했다.


내 집 살면 자산 축적·세금절약 효과
임대 땐 관리비 안 들고 이사 자유로워
직장·수입 장기적 안정성 꼭 따져봐야


■ 주택 임대 때 장점
우선 임대료가 낭비라는 생각은 맞지 않다. 임대료에는 주거 공간을 임대하는 비용은 물론 건물주가 제공하는 임대 서비스도 포함됐다고 보면 좋다. 주택을 소유할 때 발생하는 건물 관리 서비스를 대신 제공받는다고 생각하면 임대료가 낭비라는 생각을 줄일 수 있다.


주택을 임대하면 건물 관리비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재산세나 보험료 비용 등에 대한 걱정도 덜게 된다. 따라서 주택 소유 때 소요되는 이들 비용을 기타 금융상품 투자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도 주택을 임대하면 주택 처분에 대한 부담이 없어 주택 소유 때보다 자유롭게 이사할 수 있다. 전근 등의 이유로 갑자기 이사해야 할 일이 발생하면 주택 소유주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처럼 주택 구입 수요가 침체된 상황이면 주택을 처분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주택 구입 때 장점
주택 구입의 가장 큰 장점은 자산을 축적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매달 납부하는 모기지 페이먼트의 일부는 부동산 자산으로 쌓이게 되는데 주택 가격이 상승 중이라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특히 주택 구입 후 장기간 거주할 경우 자산 축적 효과가 크게 상승한다.

개인 소득세에 대한 절세 효과도 주택 소유로 인한 장점 중 하나다. 재산세 부분이나 모기지에 대한 이자액이 소득세 대상에서 면제된다. 이 밖에도 주택을 소유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안전망 역할을 해 줄뿐만 아니라 ‘지렛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운페이먼트로 볼 수 있는 낮은 자기자본 비율로 높은 가격의 부동산 자산을 구입할 수 있다.

주택 구입을 고려중이라면 ‘주택 가격 대비 수익률’(Housing P/E Ratio)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주가 수익 대비율과 마찬가지로 주택 가격을 수익으로 볼 수 있는 예상 임대료로 나눠 비율화한 것이다.

해당 주택의 리스팅 가격을 연간 임대시세로 나누면 비율을 구할 수 있는데 무디스 이코노미사에 따르면 장기 평균 수익률인 16을 넘으면 주택 가격이 높기 때문에 임대가 구입보다 유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 왜 집을 사야 하나?
집값이 떨어졌고 모기지 금리가 낮다고 해서 누구나 집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택을 구입함으로써 본인에게 돌아올 혜택을 우선 따져본다. 특히 부부가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라면 두 배우자 모두에게 주택 구입에 따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집을 사면 가족의 삶의 질이 어떻게 바뀔까?’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다. ‘내 집을 가졌다’라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해야 하는 부담감도 동시에 따라온다. 주택 장만에 따른 뚜렷한 혜택이 없거나 주택 임대 때와 별 차이가 없으면 굳이 주택 구입에 나설 필요가 없다.



■ 왜 지금 집을 사야 하나?
집을 사야 되는 이유가 뚜렷하다면 다음은 주택 구입 시기를 저울질한다. 지금 당장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다. 어느 주택시장 전문가도 주택 가격의 바닥이 언제쯤인지 정확히 짚어낼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주택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지를 파악한 후에 주택 구입 시기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대표적인 주택 가격 지수인 S&P 케이스-실러 지수가 최근 5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그다지 크지 않다. 전년 대비로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경제 회복 속도, 고용시장 전망, 그림자 재고 물량 등을 감안하면 주택시장의 침체가 단기간에 회복될 것으로 보기 힘들다. 따라서 주택 구입 장점 중 하나인 자산 축적 효과를 단시일 내에 기대하는 것도 무리로 볼 수 있다.


■ 안정적인 상황 유지할 수 있나?
주택 구입 적기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불안한 고용시장 상황 때문이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내년 말 실업률 전망치를 종전 7.8~8.2%에서 8.5~8.7%로 높여 잡고 실업률이 빨리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불안한 고용시장 상황이 지속되는 한 안정적인 미래 고용 상황이 보장되어야 주택 구입에 나설 수 있다.
주택 구입은 투자인 동시에 장기간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하겠다는 책임을 지는 것이다. 만약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감원이 예상된다거나 경영 중인 사업의 수익이 하락세라면 주택 구입을 잠시 미루는 편이 좋다.


■ 주택 구입 후 어떤 영향 오나?
주택을 구입하려면 다운페이먼트와 클로징 비용 등 목돈이 들어간다. 주택 구입 전 모아둔 목돈은 갑작스런 의료비나 자녀 학자금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돈이다. 만약 그동안 모아둔 목돈을 모두 사용해 주택을 구입하면 긴급 상황 때 필요한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택 구입에 앞서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금액과 클로징 비용을 충분히 계산한다. 그런 다음 그동안 저축된 금액에서 주택 구입비용을 차감한 뒤 남은 금액이 긴급 상황 때에 사용해도 될 만큼 여유롭다면 주택 구입에 나서도 좋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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