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형 샤핑몰 공실률 10년래 최고

2011-11-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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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기 9.4%로 상승

지지부진한 경제 회복세로 백화점 등이 입주한 대형 샤핑몰의 공실률이 기록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기관 레이스(Reis)사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대형 샤핑몰의 공실률은 지난 10년 사이 가장 높은 9.4%로 상승했다.


고용시장 악화 소비지출 억제로 이어져
소형상가 더 심해… 온라인 구매즈악도 원인
임대료는 제자리… 건물신축도 크게 감소


레이스는 고용시장의 더딘 회복이 소비자 지출을 억제해 소매경기가 부진해졌고 이로 인해 샤핑몰 내에 빈자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샤핑몰의 공실률은 지난 2분기 9.3%로 이미 9%대를 뛰어 넘었고 1년 전에는 약 8.8%를 기록한 바 있다.

레이스는 9%대를 넘나드는 높은 실업률 탓에 소비자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으며 매장을 찾는 소비자보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어 소매 상가 업주들의 수익폭이 점차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 상무부의 지난 9월 발표에 따르면 7월 중 소매 매출은 당초 예상치보다 낮은 0.3% 증가하는데 그쳤고 8월 소매 매출 역시 예상 밖으로 정체를 기록했다.

레이스의 라이언 시버리노 수석 연구원은 “소매상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감소로 인해 상가 자리에 대한 수요도 줄고 있다”며 “기존의 샤핑몰 세입자들도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상가 자리가 필요 없는 온라인 세일 등 다른 형태의 사업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고객 유치 역할을 담당하던 ‘앵커 테넌트’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데 이 또한 대형 샤핑몰의 공실률이 늘고 있는 이유다. 수익률 악화나 파산 등으로 이들 앵커 테넌트들이 자리를 비우면 샤핑몰을 찾은 고객의 발길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샤핑몰에 입주한 소규모 상가의 매출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매출 감소로 소규모 상가 역시 문을 닫고 나가거나 규모를 줄일 수 밖에서 없어 샤핑몰의 공실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연말 샤핑시즌을 노리는 일부 앵커 테넌트들이 개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4분기 중 샤핑몰의 공실률은 일단 추가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업용 부동산업체 JSH 프라퍼티스의 제레미 몰러 브로커는 “연말 샤핑철이 시작되는 추수 감사절을 앞두고 오픈을 준비중인 대형 의류업체나 전자제품 소매업체가 있다”며 샤핑몰의 공실률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샤핑몰보다 규모가 작은 네이버후드 샤핑센터 등의 상가건물에 대한 공실률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대형 수퍼마켓이나 약국 체인점 등이 입주한 네이버후드 센터의 공실률은 약 11%로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같은 공실률 수준은 11.1%를 기록했던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가건물에 대한 공실률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료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중 대형 샤핑몰의 경우 건물주가 요구하는 연간 임대료는 평방피트당 평균 38달러81센트로 전 분기(38달러77센트)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한편 네이버후드 센터의 건물주가 요구하는 연간 임대료는 같은 기간 평방피트당 평균 약 19달러2센트였으며 세입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임대료는 약 16달러54센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경기 부진으로 빈 상가 자리가 늘자 새로 지어지는 상가 건물 면적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레이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 완공된 신규 상가건물의 면적은 약 81만2,000평방피트로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제레미 몰러 상업용 부동산 브로커는 “규모를 축소하거나 폐업을 결정하는 소매상가 업주가 늘면서 현재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는 이에 따른 공급과잉 현상으로 ‘서브 리스’ 자리가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분기 중 전국 80개 대도시 가운데 약 55곳의 상가건물에 대한 공실률이 전 분기에 비해 정체 또는 상승했으며 52곳의 임대료가 변동이 없거나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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