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융자 “이자율 1% 이상 낮아지면 해볼만”

2011-10-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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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저금리 시대 활용법

사상 유래가 없는 모기지 저금리 시대다. 미국 경제 ‘더블 딥’ 우려와 유럽 재정 위기로 모기지 금리가 4% 초반대에서 꿈쩍 않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주택 구입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주택시장 내의 전반적인 수요 침체로 주택 거래는 그다지 활발한 모습이 아니다.

반면 기존 주택 대출 보유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재융자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올 연말까지 모기지 금리가 소폭 오른다고 해도 재융자에는 여전히 좋은 기회다. 게다가 대출 은행들은 자격조건을 갖춘 주택 대출 보유자를 상대로 저금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으로 많은 융자 전문가들이 재융자에 나서라고 권하고 있다. 모기지 초저금리 시대에 유용한 재융자 요령을 소개한다.


수수료 손익분기점은 1~2년이 가장 좋아
금전 여유 있다면‘Cash-in 재융자’고려할만
은행간 이자율·서비스질 등 사전 비교 필수



■ 이자율 비교
재융자를 앞두고 은행 간 이자율을 비교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지만 최근 더욱 강조되고 있다. 전에 비해 강화된 재융자 조건을 만족하는 주택 대출자에게는 은행들이 각각 더 좋은 조건의 이자율을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 간 모기지 이자율 격차는 크게 벌어져 1%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만약 25만달러 규모의 주택 대출에 대해 재융자를 실시할 경우 이자율을 1%만 낮춰도 연간 약 1,68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또 이자율과 함께 은행들의 재융자 수수료, 서비스의 질 등도 비교하라고 조언한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닷컴의 에린 랜츠 디렉터는 “대출 은행 간 재융자 수수료와 서비스의 질의 차이가 매우 크다”며 “은행에 대한 사용자들의 평가 등을 검토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은행 간 모기지 이자율과 제공되는 서비스를 간단히 비교하는 방법은 융자 관련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좋다.

각종 금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로는 ‘뱅크레이트닷컴’(www.bankrate.com), 온라인 모기지 업체 ‘렌딩트리’(www.lendingtree.com),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www.zillow.com) 등이 있다.


■ 손익 분기점 확인
재융자의 가장 큰 목적은 낮은 이자율을 적용 받아 매달 납부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을 낮추려는 것이다. 반면 재융자를 실시하려면 수수료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수료 비용을 회수하는데 소요되는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수수료 비용 회수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거나 비용이 다 회수되기 전에 이사를 가게 된다면 오히려 손해로 굳이 재융자를 할 필요가 없다. 특히 최근 주택 가격과 모기지 이자율은 하락하는 반면 주택 대출 및 재융자 수수료 비용은 상승 추세로 자칫 비용 회수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재융자를 통해 모기지 이자율을 2% 이상 낮출 수 있다면 대개 재융자 실시가 적절한 것으로 여겨진다. 재융자 비용 회수기간이 1~2년 내라면 최근에는 이자율을 1% 이상만 낮아져도 재융자를 실시해 볼만하다. 예를 들어 2008년 7%의 이자율로 30만달러를 대출한 대출자가 최근 4%의 이자율을 적용받아 재융자에 성공했다면 매달 약 600달러의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이 줄어든다.

재융자 비용을 대출금의 약 2%로 가정할 경우 재융자 비용은 불과 약 10개월 만에 다 회수하는 셈으로 재융자가 적극 권장된다. 반면 같은 금액의 대출금을 불과 1년 전에 5%의 이자율로 받아 재융자 하려는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 진다. 4%로 재융자를 하더라도 월 모기지 납부금은 약 200달러 줄어드는 반면 재융자 비용 회수기간은 무려 약 30개월로 늘어난다.


■ ‘캐시-인’(Cash-In) 재융자
이자율 하락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캐시-인’ 재융자가 유행이다. 말 그대로 재융자 때 다운페이먼트를 더 내고 낮은 이자율로 재융자를 받는 방법이다. ‘깡통주택’이나 주택 에퀴티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주택 대출자들이 낮은 이자율을 장기간 적용받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캐시-인 재융자는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주택 에퀴티 비율을 높여줌으로써 주택 가격 하락 때 안전망을 제공한다. 향후 주택 가격이 추가 하락하더라도 모기지 원리금이 시세보다 높은 ‘깡통주택’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따라서 주택을 처분해야 할 경우 숏세일이나 차압 등의 방법을 피해 주택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최근 많이 권장되는 재융자 형태다.

과거 주택 가격이 오르던 시절에는 ‘캐시-인’ 재융자와는 반대로 ‘캐시-아웃’(cash-out) 재융자가 성행한 바 있다. 주택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기존의 주택 에퀴티나 미래 가격 상승분을 대상으로 현금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주택 가격이 일시 폭락하면서 당시 캐시-아웃 재융자를 과도하게 실시한 주택 대출 자들 중 현재 ‘깡통주택’, 숏세일, 차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가 많다.


■ 수수료 납부방법 비교
인터넷에서 ‘재융자 수수료’란 단어를 검색하면 ‘무비용 재융자’(no closing cost)를 제공한다는 광고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재융자를 실시하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대출자에게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같은 광고에 현혹되면 안 된다. 한 마디로 무료로 재융자를 실시해 주는 경우는 없으므로 주의한다.

반면 재융자 실시에 따르는 수수료를 내는 방법은 몇 가지로 나뉜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재융자를 발급받기 전 수수료 비용을 일시불로 납부하는 것이다. 재융자 서류를 마감하기 전 대출 은행 측이 통보한 수수료 비용을 캐시어스 체크로 발급받아 납부하는데 대출자에게 초기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같은 비용 부담을 없애기 위해 대출 은행들은 비용을 융자액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롤드-인’(rolled-In)이라고 불리는데 재융자액 외에도 수수료 비용이 포함되므로 매달 납부하는 페이먼트 금액은 소폭 오르게 된다. 반면 재융자에 필요한 수수료를 ‘목돈’으로 준비해야 하는 부담은 없는 것이 장점이다.

일명 ‘무비용’ 재융자로 불리는 방법은 대개 표면적으로 수수료 비용이 없지만 수수료를 부과한 경우에 비해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결국 대출자의 주머니에서 재융자 처리에 필요한 비용이 지불되는 결과와 마찬가지다. 재융자 신청 전 대출 은행들이 어떤 방식의 수수료 지불방식을 제공하는 지를 문의하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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