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이티의 장래

2011-10-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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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 홍(목사)
지난주 아이티를 열 번째 가서 보고 돌아왔다. 지진이 있기 3년 전부터 선교를 시작했으니 재난의 전과 후를 한 눈으로 볼 수 있었다. 900만 인구 중 반이 하루에 한 끼를 먹고 사는 나라이니 저들의 삶을 어디에다 비교할 수 있겠는가? 비참함 그대로다. 그렇다고 그대로 버려 둘 수만은 없는 것이다. 무엇인가 해서 저들의 삶이 바뀌고 하루에 두 끼라도 먹게 해야 할 책임이 그보다 더 잘 사는 나라에 있다고 본다.

지진의 재난이 있기 전보다 많은 구호물자와 돕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니까 부스러기라도 떨어져 한 끼라도 조금은 더 먹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저들의 삶은 더 고달프고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우리가 6.25때 지나가는 미군을 향해 “기브 미어 초코렛” 하면서 손을 벌렸던 것이 생각난다. 저들 스스로가 필요한 것을 생산하고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

먼저 저들의 지도자가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이 총리를 세 번 씩이나 임명하고 동의안을 상원에서 통과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부정과 부패가 드러날 것을 염려한 것이다. 우리는 몇 십 년 후를 보고 계속적인 투자와 기다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많은 수자원을 카르비안으로 흘려보내는 일부터 막아야 할 것이고, 풍력이라도 일으켜 전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저들에게는 빵이 필요하다. 내일을 위해서 철저한 교육도 필요하다. 스스로를 깨우고, 나라를 깨우는 교육은 기독교 교육이 우선일 것이다. 그 실례가 우리의 조국이 아니던가! 많은 기독교 학교를 통해 선각자를 키웠던 선교사들의 공적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많은 기독교 선교기관에서 들어와 우선적으로 고아원을 만들고 학교를 만들고 있다. 영세한 모습을 보면서 여러 기관이 힘을 모아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고 저들 가운데 키울 자를 선발하여 교육하고 특히 기술학교를 만들어 기본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모순은 너나 없이 다투면서 수도에 집중하고 있다. 시골이나 중소 도시에 새로운 자리를 잡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번에 또 보고 느끼는 것은 우리의 민족성이다. 우리가 가장 감정적으로 기피하는 일본인들은 자위대가 들어와 임시 병동을 만들어 수많은 의료진들이 집중적으로 의료봉사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크레딧이 되어 중앙의료원에 병동까지 얻어 자국인도 치료하며 저들을 치료하면서 철저한 자기 나라를 알리고 있다.

우리는 그 많은 의료진과 구호물자를 가지고 갔으면서도 제대로 된 장소하나 없어 선교센터의 작은 움막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돌아간다. 우리도 병원이 있긴 하다. 그러나 먼 단비부대 안이다. 형식만 있는 것이다. 우리의 모습은 언제나 비생산적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기독교 봉사 단체건 NGO건 간에 힘을 모아 국위도 선양하고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집중되어야 한다. 그래도 기독교 봉사단체가 가장 많이 들어와 있기에 선교사들에게 부탁했다. 선교사 협의회를 잘 운영하여 보다 나은 봉사가 되고 저들의 장래를 바르게 인도하기 위해 지혜롭게 활동할 것을 간청하고 돌아왔다. 어서 그날이 오고 진정한 아이티의 장래가 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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