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돈이 무엇이기에

2011-08-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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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우(자유기고가)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돈이 무엇이기에 귀신도 잡을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진 것일까? 돈의 역사를 보면 상품의 교환 매개물로서 조가비, 짐승의 가죽, 보석, 옷감, 농산물 등을 이용했으며 뒤에 금, 은, 금속, 종이, 플라스틱(전자카드) 등으로 발전하여 가치의 척도, 지불의 방편, 축적의 목적물로 돈을 이용하고 있다.

인간 공동생활의 기초를 이루는 경제는 어떤 사회제도에서 물질적 재화(財貨)의 생산, 분배, 소비의 행위과정에서 그것을 통하여 형성되는 사람과 사람과의 사회관계의 총체이기 때문에 돈과 경제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돈만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 정치, 경제, 교육, 문화, 군사, 모든 것이 발전할 수 있을 텐데 이 돈을 제대로 요리 못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 연방정부 부채가 14조4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민 일인당 4만6000달러씩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에 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민주, 공화, 양당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고 간신히 디폴트를 모면했지만 이번에는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한 것이다. 70년 동안 달러제국으로 강국을 자부하던 미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러다가 미국이 종이호랑이로 변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맨하탄 월가에서 돈을 요리하는 돈 요리사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블랙 먼데이 8월8일 2011년 미 증시는 다시 곤두박질 추락했으며 3년 전 2008년 수준으로 뒤돌아가고 말았다. 문제는 ‘스탁(Stocks)’을 잘 알지 못하는 서민들의 삶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 한인들은 스몰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수가 많다. 그것은 이민역사가 짧은 대신 부지런함과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여 마련한 그들의 가느다란 생명선이다. 그 줄이 끊어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있는 자들은 그들의 지갑을 열지 않고 계속 닫아버린다. 일은 하고 싶지만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작은 가게들은 계속 문을 닫는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심각한 것은 가정불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소문에 의하면 부부 싸움이 시초가 되어 이혼이라는 막다른 골목까지 가는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돈 때문에 파생되는 불행이다. 우리민족은 수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억새풀처럼 선조들의 맥을 반만년 이어온 강인한 민족이다.

2030년이 되면 한국의 일인당 국민소득(GNI)은 5만6000달러,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을 제치고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로 잘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아시아개발은행(AOB)의 전망이 나왔다. 우리도 실망하지 말고 우리의 2세, 3세들을 위해 억새풀같이 허리띠를 다시 한 번 동여맬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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