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것도 일본인가?

2011-08-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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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

1900년 들어서 국제사회는 선박을 이용한 교역량의 증대로 행해 안전을 위한 정확한 해도 제작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당시 바다를 주름잡던 해양강국가간의 합의에 의해서 정부간 기술자문기구로서 창설된 것이 국제수로국(IHB)이고 이 기구가 1970년에 국제수로기구(IHO)로 개편되었다. 국제사회의 수로관련 간행물을 통일하여 전세계의 항해 안전에 공헌하고 수로측량 및 해양관측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제수로기구는 바다의 국제적 명칭을 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해양의 경계(S-23)’라는 책을 펴낸다. 1929년의 초판에 동해가 일본해(Japan Sea)라고 표기되면서 동해가 일본해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 1937(2판)년, 1953년(3판), 개정판이 출간됐지만 일본해 단독표기로 그대로 유지됐다. 오랫동안 군사독재권력과 민주시민세력의 갈등과 그에 따른 사회적 혼란으로 동해표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만한 현실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 한국에 민주주의 시민사회가 들어섰다. 1991년에 유엔에 가입을 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주권국가로서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1992년 8월, 유엔 지명표준화회의와 국제수로기구(IHO)에 나가서 ‘East Sea’가 동해의 공식 명칭이라고 주장하고 동해와 일본해를 국제적으로 병기(동시에 표기)하도록 추진했다. 불과 20년 전에 시작한 것이다. 한국의 요청은 ‘일본해(Japan Sea0’란 단독표기를 하지 말고 동시에 동해(East Sea)’라고도 함께 표기인 병기를 주장하고 있다. 국제수로국이 창설된 때부터 1990년대까지인 지난 70년 동안‘일본해’로 표기되었던 것을 1990년대 들어서부터 한국의 외교부가 병기를 추진해 왔다.

외교부가 병기주장을 시작하고서 지금까지 겨우 10여년인데 국제수로국내 거의 30%에 가까운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성과를 냈다. 국제수로기구(IHO)는 바다국경을 정하는 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해양의 경계(S-23)’라는 책, 제4판 출간을 앞두고 회원국들로부터 동해표기에 대한 입장을 제출받고 있다. 여기에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일본측의 주장에 미국이 손을 들어준 것이 한국과 전세계 한국인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에게 일본문제는 모든 이슈에 있어서 휘발성이 대단히도 강하다. 특히 미국의 반응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에게 더욱 민감하다. ‘미국에 배신을 당했다’라는 멘트도 있고 어떤 정치인은 한국정부의 대미외교의 총체적인 실패라고까지 말하고 있으니 외교가 무엇인지 몰라도 너무 모르는... 답답할 뿐이다. 미국서 일본을 경험한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일본으로부터 배우자!’다. 미국을 제 편으로 만드는 전략을 말하는 것이다.

어떠한 이슈도 우선은 미국에 어필하는 것이 그들의 순서다. 미국의 국익논리에 우선하는 우방은 없다. 그래서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한국계 미국시민이다. 2007년 일본군위안부결의안이, 2008년 지리위원회의 독도명칭 변경문제가,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관련 목소리에 있어서도 시민의 목소리는 외교의 열배를 한다. 그것이 미국의 작동방식이다. 미국서 직접 일본을 상대해선 승산이 거의 없다. 미국의 손을 빌려서 일본(침략적인 독소)의 뺨을 치는 방식을 구사해야 한다. 미주한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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