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낙서테러 적극 조사하라

2011-08-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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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혐오범죄 성격이 짙은 낙서가 한인업소들의 벽과 간판에 마구 칠해져 한인사회를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28일 퀸즈 플러싱 공영주차장 인근의 한인 상점 7개소가 하룻밤사이 한꺼번에 간판과 외벽이 스프레이 페인트로 낙서 피해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인업소들에 칠해진 이번 낙서는 빨간색과 흰색, 검은색 등 3가지 색깔의 유성 페인트로 뜻을 알 수 없는 기호, 문자와 함께 소위 ‘그래피티’(Graffiti)라 불리는 그림이 어지럽게 그려진 것이어서 지역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공포심까지 자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 한인 상점들만을 겨냥해 일어난 것이어서 인종혐오 범죄와의 관련성 여부를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이다.

지역 상인들은 피해 당일 피터 구 뉴욕시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이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피터 구 시의원은 109경찰에 인종 혐오범죄 가능성 여부에 초점을 맞춰 수사해 줄 것을 강력 요청, 반드시 그 배후를 밝혀내 다시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뉴욕 일원의 페인트 낙서는 갱들의 구역표시로 구역이 중복돼 다툼이 일어나는 곳에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미국사회에 커다란 위협이 되어온 인종혐오범죄는 주로 그 대상이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안 등 소수민족들이었다. 인종혐오 범죄는 자칫 폭력, 총기사고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적은 것이라도 반드시 신고하여 이런 짓을 서슴치 않고 자행하는 증오단체의 잘못된 행위와 확산을 막아야 한다.

한인업소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사건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한인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기회 해당 업소들은 평소 이웃이나 타민족에게 적대감을 갖게 만든 일은 없는지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아무 이유없이 이런 행위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이번 낙서사건은 앞으로 타인종과의 마찰이나 갈등, 혹은 그들을 배척하거나 무시하면 이보다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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