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 예스, 평창 2018

2011-07-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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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렬(교육가)

따끈따끈한 역사적인 뉴스 현장을 지켜볼 생각으로 일찍 귀가하였다. 그래서 자크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가 적힌 종이를 펼쳐 보이는 맨 첫 방영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오랜 숙원을 이룬 기쁨은 한국 내외의 구분이 없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뒷받침은 나라 안팎으로 힘을 한데 뭉친 결과라고 하겠다. 특별히 직접적으로 이 일에 참가한 분들의 노고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전체 계획, 일의 분담, 진행 과정의 점검, 수시로 보충할 일들, 투표 당일의 프레젠테이션의 내용, 순서 정하기와 연습하기...등 상상만 하여도 다양한 일의 종류이고 수행할 과제였다. 이런 일련의 전문 영역과 일반인들의 줄기차게 이어지는 열망 노력 기원...등이 올림픽 행사 첫 단계의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노력을 했을까.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삶의 향상을 위한 방법이다. 현재와 미래를 위한 삶의 진행이고, 선조 때부터 이어진 삶의 형태이다. 우리에게는 온 힘을 합치고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DNA가 있다. 값진 유산이다.오늘부터 2018년까지 이어질 준비 과정과 동계올림픽 개최가 이 지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필자는 이 문제의 해답을 자녀교육에서 찾기로 한다. 체험에 따르면 88올림픽 이후 학생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이런 추세는 한국 내에서 진행되는 일들에 대한 질문으로 나타나거나, 뉴스를 추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연장선에 요즈음은 K-POP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자녀나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북돋아 줄 일이다. ‘이 지도에서 평창을 찾아보자’‘왜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할까’‘한국 썰매와 미국 썰매는 무엇이 다를까’‘동양에서 동계올림픽을 연 나라는 어디일까’‘한국선수들은 동계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을 올렸나’‘우리들이 선수로 나갈 수 있는 종목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으로 그들을 자극하고 생각하게 한다. 이런 교육방법이 코리언-아메리칸임을 자각시키는 길이다.

우리가 여기서 기르는 자녀나 학생은 결코 한국인이나 미국인이 아닌 코리언-아메리칸이다. 미국 원주민이 아니라면 ‘아메리칸’은 없다. 모두 이주하기 전 조상의 나라를 명시한다. 이탈리안-아메리칸, 아프리칸-아메리칸, 차이니즈-아메리칸...등이니까 마땅히 우리는 코리언-아메리칸이고 이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코리언에 대한 자긍심은 생활에서 성장한다. 조용히, 자연스럽게, 꾸준히 자녀나 학생들의 마음에 스며들도록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일상 생활의 흐름을 이루는 잔잔한 물결이 된다.

“나, 코리언-아메리칸이야. 그래서 우리 조상을 알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친구들과 사귀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거든” 우리들의 자녀나 학생들이 이렇게 큰 소리로 외치길 바란다. ‘코리언-아메리칸’이란 말이 결코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고, 즐겁고 자랑스러운 호칭이길 바란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는 옛일을 생각하게 만든다. 1930년대 한국 서울 한강에서 스케이트를 탄 기억이 새롭다. 넓고 큰 타원형 활주로에서 스피드를 내며 달리던 상쾌함이 되살아난다. 그 당시 스케이트장이나 수영장 시설이 있던 학교 학생들은 지금도 스케이트를 타거나 수영을 할 수 있다. 그 만큼 제반 시설을 갖추는 것이 교육적으로 필수조건이 된다. 그런데 이 지역 사정은 어떤가. 좋은 시설이 각지에 널려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을까.

한국에서는 새싹들이 모두 스케이트장이나 스키장에 모여 기능을 키우며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우리는 멀리서 구경꾼이 될 것인가. 아니다. 우리도 참가하여 같이 즐거움을 나누자. 우리의 머리는 책을 먹고 자라지만, 우리의 몸은 운동으로 성장함을 기억하고, 뜨거운 햇볕을 즐기며 온 가족이 2018년 준비를 하라고 평창이 강한 메시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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