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바마 2기의 한반도 정책을 내다보며

2011-06-28 (화)
크게 작게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예비선거도 다가오지 않은 상태에서 오바마 2기를 진단한다는 것은 성급한 감이 있다. 그러나 부시정부가 재선을 염두에 두고 대테러전이라는 명목하에 아프카니탄전에 이어 이라크전을 밀어붙였듯 최근 오바마가 재출마 의사를 공표함과 동시에 빈라덴의 사살은 물론 테러세력의 발본색원에 앞장선 것도 2기를 향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민주, 공화 양당에 유력한 대선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오바마의 재선 또한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1기의 정책들이 성과를 거두려면 재선을 통해 2기에서 오바마의 정치적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오바마가 2기에 어떠한 한반도 정책을 펼칠지 조명해 보는 것도 한미관계 발전의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오바마의 복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층 업그레이드 된 한미관계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1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슈들을 심화하고 조율하여 미국의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동북아 전반에 관한 정책들을 펼칠 전망이다.


오바마가 지향하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북한문제이다. 오바마는 2기에 북한문제에 본격적인 가동을 할 것이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북한문제 해결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오바마는 2기에 북한문제에 어떤 성과를 내어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 할 것이고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외교역량을 입증하려 할 것이다. 외교사안중에 세계비핵화와 테러근절은 핵심화두로서 2기에는 기필코 북한문제 해결을 통해 외교문제에 취약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려 할 것이다.

둘째는 한미관계이다. 노무현 정부의 쇠고기, 쌀 수입이라는 빅딜과 북한문제 해결의 교두보 역할을 위해 부시정부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선출되었다면 재선을 통해 한미관계 발전에 더욱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동북아에서 안정적인 수출시장권 형성을 위한 근거지로서 활용될 한미 FTA도 2기에 접어들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오바마는 경제, 군사면에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설령 민주당에서 한국 대통령이 배출된다 해도 한미관계에
집중하는 정권창출을 지지할 것이고 2기에 한미관계는 북한문제와 맞물려 더욱 근거리에 있을 것이다.

셋째는 동북아 틀에서 본 한반도 정책이다. 오바마 정부에 들어서 미국의 동북아정책을 대변하던 기존의 미일동맹은 깨졌고 관계회복도 요원해졌다. 또한 대중국 유화정책으로 선회했으나 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궁여지책으로서 최대 채권국인 중국을 구슬리기 위한 방편이다. 이미 2차 미중경제전략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요구들을 묵살함으로써 증명된 바 있다.그러므로 오바마는 거시적인 동북아관계의 틀 속에서 중국과 일본의 대응책으로서 또한 북한문제 해결의 구심점으로서 대한반도 정책들을 구상하고 있다. 정치, 경제, 군사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한미관계 강화를 통해 해체위기에 있는 미일동맹의 틀을 대체하려는 것이다. 북한문제 해결은 물론 중국과 일본 견제라는 일석 3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권력누수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체제는 김정일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더욱이 유일한 지원국이었던 중국은 극심한 경제불평등과 대외무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가 붕괴되면서 머지않아 대란을 겪게 될 것이고 국내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할뿐 아니라 미국경제가 회복되어 그 영향력이 강화되면 북한문제에도 미국의 정책에 따르게 될 것이다. 기댈 곳 없는 북한이 3대 세습을 기점으로 통제 불가능의 사회가 되면 곳곳에서 곪은 것이 터질 것이고 민중봉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떠한 형태든 체제를 개방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것이다. 만일 한미관계발전을 통해 오바마의 대북정책이 효력을 발생하게 되면 한반도 통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