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버지날의 의미

2011-06-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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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사람이 결혼하면 자식이 없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자식을 낳게 된다. 그러면 남자는 아버지, 여자는 어머니가 자동으로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면 각자의 할 일이 생긴다. 아버지의 몫은 밖에 나가 일을 하여 돈을 벌어다 처와 자식을 부양하게 된다. 어머니는 안에서 자식을 키우고 살림살이를 하게 된다.

전통적인 사고의 이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반대로 아버지가 집안에서 일하고 어머니가 밖에 나가 일을 하여 가정을 꾸려나가는 사람들도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니 아버지의 역할과 어머니의 역할이 반드시 이렇다고 못을 박아 얘기할 수는 없다. 아버지가 아이들을 키우며 살림살이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렇다. 하지만 아버지가 밖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살림살이를 맡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되려면 아버지의 능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어머니가 일하지 않고도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게 아버지가 경제적 뒷받침을 충분히 해주어야만 된다. 아버지의 능력이 그렇지 못한 경우엔 어머니도 밖에 나가 일을 해야 한다.


아버지들 중에서도 이렇게 능력 있는 아버지들은 많다. 대개의 경우 보통의 어머니들은 이런 남자들의 아내를 부러워하게 된다. “누구누구 엄마는 한 번도 밖에서 일을 해 본 적이 없데. 얼마나 팔자가 좋으면 저렇게 살까?”부러워하면서, 한편으론 밖에서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살림살이까지 해야 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게도 된다. 이런데서 아버지의 능력이 가름된다. 능력 있는 아버지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짜증이 난다. 짜증만 나면 괜찮다. 어떤 아버지는 밖에 나가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온 아내를 구박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능력 없음을 반성하고 개선의 길을 찾지 못한 아버지들이 자책에 빠져 아
내와 아이들을 더 못살게 구는 그런 경우이다.

대개의 경우 아들은 아버지를 닮고 딸은 어머니를 닮는다고 한다. 집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들은 커서 결혼하여 자신의 아내에게도 폭력을 가할 수 있는 소질을 갖게 될 수 있다. 아버지한테 보고 배운 것이 그것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항상 자상한 아버지를 두고 자란 아들은 커서도 자상한 남편이 될 가능성이 많다. 가장 훌륭한 아버지의 모델이 있다면 어떤 아버지일까. 능력도 있으면서 한 눈 팔지 않고 가정에 돌아와서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자상한 아버지와 남편이 되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이런 아버지는 정말 성자와 같은 아버지이다. 직장과 사업에서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끔찍하
게 아낄 줄 아는 그런 아버지가 정말 멋진 아버지일 것이다.

반면, 능력이 있으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아버지들이 있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극히 일부분 스캔들을 만드는 아버지도 있다. 어떤 주부는 말한다. “왜, 남자들은 아버지가 되어 장성한 딸들이 있는데도 또 다른 여자들을 보면 맥을 못 추는지 모르겠다?”고. “아마도 하늘이 그렇게 남자를 만들었을 것이다”가 답이 되지 않을까. 어머니와 아버지. 그 둘 중 한 명이 없어도 자식은 태어나지 못한다. 아버지는 씨를 뿌리고 어머니는 밭이 되어 그 씨를 자라게 한다. 아버지 없이 세상에 태어난 자식들은 없다. 자신을 세상에 있게 한 아버지의 몫도 큰 몫이다. 능력이 있든 없든, 아버지는 아버지다. 존경받는 아버지가 되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것도 가족의 역할이다.

이민자의 삶 속에서 아버지들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한국에서 잘 나가던 아버지도 말과 문화가 다른 이곳에 들어와 고생하는 아버지들은 너무나 많다. 이럴 때엔 가족이 힘이 되어 아버지에게 용기를 심어주어야 한다. 작은 일을 하여 조그만 돈을 벌어 들여도 희망의 내일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내일 19일은 아버지의 날이다. 아버지의 날은 누구를 위해 정해진 날일까. 답은 아버지를 위하여 선물도 하고 파티도 열어주라고 정해진 날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날은 아버지들이 가족들에게 진정으로 존경받아야 될 아버지가 되기 위해 스스로 반성하고, 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숙고해야 할 날이 아닌가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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