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대정신

2011-06-15 (수)
크게 작게
이철우(뉴욕지역한인회연합회/KAPAC 회장)

시대정신(時代精神)은 한 시대에 지배적인 지적·정치적·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으로 정의를 한다. 독일철학자 헤겔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고 정치학적인 관점에서의 ‘시대정신’을 논하고 싶다.‘시대정신’은 어느 한 민족 또는 국가가 처한 시기에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간절한 염원
또는 소망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따라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통치란 ‘시대정신’을 구현시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국가적 경제지표상으로는 부강하고 잘사는 나라이지만 80-85%이상의 국민이 경제발전의 혜택을 함께 누리지 못한다고 느끼는 한국에서는 당연히 ‘복지와 분배’가 시대정신으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반값등록금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늘어나는 학자금 빚 톡촉을 견딜 수 없어서 어린목숨이 자살을 택해야하는 상황에 서민들의 피눈물나는 돈으로 온갖사치와 부정을 일삼으며 은행을 파산케한 저축은행 사건은 오늘날 한국의 정치적 시대정신이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다면 미주한인사회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동안에 쌓아 놓은 경제력에 걸맞는 대접을 미 주류사회에서 받고자 하는 ‘정치력신장’ 이 첫번째 화두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다면 과연 구체적으로 ‘정치력신장’이 무엇인가? 그간에 한인사회에 마치 정치력신장이 무슨 로비단체를 만드는 것이 다인 것으로 잘못 호도된 경향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 이지만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이지 로비단체가 하는 것이 아니다. 즉 정치인과 공무원 등 공직자를 양산해 내는 것이 바로 ‘정치력신장’인 것이다. 정치권에 들어가 있어야 정보가 들어오고 또 정치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또한 ‘정치력’에 바탕을 둔 한인사회의 민원해소 및 정부공사 수주 등을 통한 새로운 경제적 기회의 창출이 두번째의 갈망이 아닌가 생각된다.

세번째는 우리의 2세들이 당당히 미 주류사회의 지도자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교두보를 확보해내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얼핏 생각하기에 정치는 영어에 능통한 2세의 몫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정치적 교두보가 없는 우리의 2세들은 영어만 할 줄 아는 아시안이지 정치권에서 이들을 선호할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결국 말은 잘 못해도 성실하고 근면한 1세들의 노력이 우리의 2세들을 정치적 지도자로 끌어주게 되는 것이다.

한인사회에 시대정신을 구현시킬 통치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모든 단체들이 이와같은 생각에서 함께 노력하면 마침내 범교포적으로 시대정신을 구현시켜 갈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말도 많았던 15기 평통의 인선이 마무리지어 졌다. 평통도 한인사회의 시대정신을 생각하면서 함께 노력에 동참할 때 한인사회의 미친존재감이 더해지며 한인사회의 사랑도 함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