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가 자녀에게 죄책감을 느낄 때

2011-06-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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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현 화 (뉴욕가정상담소 어린이 상담가)
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모든 부모들이 하는 말이 있다. “항상 내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죠.” 라고. 여러 이유로 미국 이민의 삶을 선택한 한인부모들은 무엇보다도 자녀들에게 좀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을 시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하지만 바쁜 맞벌이 생활과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아이와의 대화와 부모로써 해야 할 역할을 등한시 하게 된다.

그러다가 이제는 아이들이 많이 커졌다. 부모는 자녀에게로부터 언어적, 사회적, 정서적인 차이점도 느끼게 되고, 그러면서 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이해하고 싶지만 도저히 그들이 하는 언어와 사고방식들을 이해하기가 힘들어 진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반항하게 되면서 마치 남처럼 행동을 한다. 그러한 갈등으로 상담소를 찾는 부모들이 많은데 그들은 처음에 자녀의 문제로 왔고 그에 대한 분노를 느끼며 상담가에게 문제들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몇 번의 세션이 지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 모든 문제들이 “자기에게로 향함(Turning against the self)” 으로써 부모 자신도 우울함과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그러한 감정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부모가 자녀에게 느끼는 죄책감은 부모 자신이 분명히 자식에게 하는 행동이나 말투가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고, 그러한 상황들이 아이의 인격성장에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은 행동이나 말, 태도 등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반복하는 것에 있다. 당사자인 부모는 자신의 행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죄책감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둘째, 아이가 겪게 되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인 갈등과 어려움들을 부모의 입장에서 어떻게 아이에게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그럴 때 부모들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부모로써 자신에 대한 부족함으로 인해 죄책감의 감정이 생기게 된다.

셋째, 대부분의 부모들이 과거에 본인들이 자식들에게 했던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했고, 그로 인해 아이가 trauma가 생겼을 때, 그러한 행동들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고 느꼈을 때 부모들은 부모로서의 무력감과 우울한 감정과 함께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죄책감을 가지고 아이를 대하면 모두가 힘들어 진다. 부모님들은 이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다시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본인도 과거 행동이나, 지금 현재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신의 모습에 얽매이지 말고, 다시금 자녀와 좋았던 때와 행복했던 때를 생각해서 다시금 마음을 잡고, 부정적인 말투와 행동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릴 수 있도록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모 본인이 적극적으로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인정하고 자녀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수치라고 생각하며 혼자 고민말고, 적극적으로 부모교육 세미나에 참가하고, 상담이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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