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aT센터 지사장의 참담한 막말 파동

2011-06-07 (화)
크게 작게
한국에서 파견된 뉴욕 aT센터(농수산물 유통공사)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가 지난 1일 가진 모임에서 오형완 뉴욕지사장이 술에 취해 폭언을 퍼붓고 난동을 부려 한인사회에 물의를 빚고 있다.

한식세계화추진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 지사장이 세계화추진위의 모 이사에게 “머리를 깨버리겠다” “60세가 아니면 죽는다”는 등 차마 입에 담지못할 망언을 퍼부었다고 한다. 오 지사장은 지난 4월에도 새로 선출된 한식세계화추진위 회장이 인사를 가자 “왜 나한테 연락도 안하고 새 회장을 뽑느냐”고 언성을 높인 적이 있다는 것이다. aT센터는 한국농식품의 미국시장 확대와 수출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여 국격을 높이는 일로 추진 사업중의 하나가 한식세계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오 지사장은 한국정부 관할 한국의 농수산물 해외유통을 관장하는 공기관의 대표인 셈이다. 그런 인사가 이런 망발을 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는다. 한국의 대표적인 해외 공관장들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사안이다.


그동안 현지 주재 영사관, 문화원 등 공관원들의 추태나 망발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인사회에서 깜짝 놀랄 만한 망언이나 행위들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지난 2004년 조원일 전 뉴욕총영사는 이임송별연에서 뉴욕한인들을 ‘동포 X새끼들’ 한인단체장들을 지칭해 ‘사기꾼들’이라는 한인비하 발언을 해 파문을 크게 일으킨 적이 있다. 또 현 김영목 총영사도 지난 5월 개최된 한창연 신임 뉴욕한인회장 취임식장에서 “그동안 한인단체들의 이·취임식때는 다니지 않아 이 자리에 올까 말까 망설였다”는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한인사회로부터 빈축을 산 바 있다.

현지 한인들을 무시하는 투의 이런 상식밖의 언행들이 알려진 것만 해도 이 정도라면 이외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은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다. 이들의 의식 속에 한국 지도계급의 전형적인 특권의식과 한인들을 근본적으로 무시하는 태도가 아니고서는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다. 한인단체 보기를 자신들의 하부조직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번 사건에 확실한 해명과 사과, 마땅한 책임이 반드시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차제에 공관원들은 재외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과 태도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