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자율 내린 참에 페이먼트 줄여볼까?

2011-06-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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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융자 결정에 앞서 고려할 사항들

모기지 이자율이 매주 하락세다. 5월 셋째 주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의 전국 평균은 4.61%로 집계됐다. 특히 같은 기간 재융자 때 많이 사용되는 15년 고정 이자율 역시 수주간 하락을 거듭하며 3.8%를 기록했다.

최근 이같은 모기지 이자율 하락세로 모기지 신청 건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데 재융자 신청이 모기지 신청 건수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재융자를 신청하는 목적은 다양하지만 낮은 이자율을 이용해 다달이 납부하는 페이먼트 금액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이밖에도 2, 3차 대출금을 하나로 통합하거나 융자 상환기간을 연장해 페이먼트를 줄여보려는 목적도 있다. 하지만 재융자를 잘못 실시했다가는 오히려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재융자 신청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재융자 신청을 고려하기 전 몇가지 점검사항을 알아본다.


최소 2년 더 살아야 비용절감 효과
광고된 이자율 해당여부 미리 확인
부채 통합용은 득보다 실 많을 수도


이자율 하락 행진이 지속중인 요즘 재융자 적기로 여겨진다. 하지만 부주의한 재융자 실시로 인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얼마나 더 살 집인가

재융자를 계획하는 대부분의 주택 소유주들은 재융자를 통해 손해 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페이먼트 부담을 줄이거나 주택 담보 대출금을 통한 목돈 마련의 용도로 재융자를 계획하는 사례가 일반적이기때문이다. 하지만 재융자를 실시한 후 일정 기간 내에 주택을 처분해 융자금이 상환되면 각종 비용이 발생해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재융자에 따른 득실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우선 재융자를 실시하려면 수수료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재융자 실시로 인해 기대되는 페이먼트 감소 혜택이 수수료 비용을 보상하기 전에 이사를 한다면 차라리 재융자를 실시하지 않는 편이 낫다.

재융자의 득실을 따지기 위해 재융자 후 거주 기간을 고려해야 이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융자 실시 후 매달 약 200달러의 페이먼트가 절약될 것으로 예상되고 융자 수수료가 약 2,000달러라면 재융자 실시 후 최소 2년 이상 거주해야 재융자 실시로 인한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상품 검토할 시간이 있나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동시에 간과해서는 안 되는 질문이다. 다른 일들에 쫓겨 재융자 상품의 내용을 검토할 시간이 없다면 재융자 신청을 일단 미룬다.

급한 일들을 처리한 후 재융자 상품의 내용을 검토할 시간이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 만약 너무 바쁜데도 재융자 신청을 강행하다보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재융자 후 대출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독소조항에 대한 검토를 빠트리거나 득보다 해가 더 많은 이른바 ‘불량 융자’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재융자도 주택 구입 융자와 마찬가지로 신중한 검토를 통해 결정하도록 한다.

재융자 상품의 내용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융자 신청 절차를 밟아도 늦지 않다.

■부채 통합을 위한 재융자

주택담보 대출 외의 기타 대출금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재융자도 있는데 대개 득보다 실이 많이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 대출이나 크레딧 카드 대출 등의 단기 무담보 대출을 재융자를 통해 주택담보 대출로 전환하는 형식이다. 이들 무담보 대출은 상환기간이 단기인 반면 이자율이 높은 것일 일반적이다. 이들 단기 무담보 대출을 재융자를 통해 상환하는 대신 일반 주택담보 대출에 포함시켜 상환기간을 장기로 연장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고리가 적용되는 단기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점은 장점이지만 이자 지급 기간이 길게는 30년까지 연장되면서 결국 이자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통계에 따르면 재융자 실시로 크레딧 카드 빚을 청산한 후에도 대부분이 다시 크레딧 카드 빚을 늘려 결국 개인 채무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한다.

■낮은 이자율 적용 대상인가

모기지 중개업체들은 최근 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이자율을 앞세워 적극적인 융자 중개업 마케팅에 나선다.

이들이 광고에 내세우는 이자율은 최상의 자격조건을 갖춘 대출자에게만 적용되는 이자율로 대출 조건에 조금만 미달해도 높은 이자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자신의 대출 조건에 대한 점검 없이 광고되는 이자율만 믿고 재융자 절차를 신청했다가 기대했던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없으니 주의한다.

광고되는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지 못해 페이먼트 절약 효과가 미미하다면 재융자 신청을 전면 재검토 한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기 위한 대출 조건을 점검하려면 우선 믿을 만한 몇몇 렌더에게 문의한다. 만약 주택 구입 때 대출을 도왔던 렌더가 좋은 조건을 제시해 믿을 만했다면 같은 렌더에게 재융자를 의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재융자 준비가 되어 있나

주택시장 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2006년 이전에 융자를 대출받은 주택 소유주라면 우선 최근의 융자시장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시에는 소득을 증명할 필요도 없고 다운페이먼트가 없어도 대출이 가능한 이른바 ‘묻지마’식 융자가 성행했다.

금융위기가 터진 후부터로는 이같은 융자 관행이 자취를 감춘 것을 물론이고 융자 신청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크게 증가했다. 예전처럼 융자 절차가 쉬울 것으로 기대하고 별 준비 없이 재융자를 신청했다가는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

소득 증명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는 것과 동시에 크레딧을 점검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크레딧 보고서를 발급받아 현재 점수를 확인하고 오류사항이 없는 지 확인한다. 크레딧 보고서상의 오류사항을 수정하는데만 수주가 걸리기 때문에 재융자를 실시할 계획이라면 크레딧 보고서 점검을 서두른다.

소득 증명을 위해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월급 명세서, 은행 잔고 증명서, 세금 보고서 등의 서류도 사전에 미리 챙겨둔다.

■현재 융자조건이 불리한가

재융자를 결정하기 전에 우선 현재 적용받고 있는 융자 조건을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융자 조건이 만족스럽다면 굳이 재융자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만약 본인이 금융 상품이나 융자 계약서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재융자 실시를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조건의 융자를 포기하고 자칫 ‘불량 융자’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미끼 상술’(bait and switch)의 모기지 렌더를 조심해야 한다. 미끼 상술이란 렌더가 최초 제시한 이자율과 융자 수수료 비용이 최종 서명 때 불리하게 변경되는 악덕행위로 최근에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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