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테러리스트의 운명

2011-05-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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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9.11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받아 오던 오사마 빈 라덴이 미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되어 지난 10년간의 색출작업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빈 라덴은 가족앞에서 무참하게 사살되어 시신마저 아라비아해에 수장되었다. 그의 무덤을 중
심으로 한 테러 추종세력의 규합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대선을 앞두고 갑작스레 사살된 빈 라덴으로 인해 오바마의 인기가 충천함은 물론 재선을 위한 선거전략에 드라마틱한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오바마의 외교전략중에 반테러와 세계비핵화는 최대의 화두였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없이 말기에 접어들다 빈 라덴의 사살은 테러의 근절이라는 시너지효과로서 오바마의 외교능력을 상승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9.11테러후 대 테러전을 공표한 부시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다 갑작스레 역대 최고치를 달리던 때와 유사하다. 부시는 아프카니스탄전에 이어 이라크전까지 밀어 붙이며 대 테러전을 안보외교전략의 핵심사안으로 부각시켜 재선에도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 전쟁은 뚜렷한 성과없이 미국경제가 곤두박칠치는 계기가 되었고 빈 라덴은 여전히 테러집단의 수장으로서 세계
안보를 위협해 왔다.


알 카에다의 리더이며 9.11테러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빈 라덴의 사살은 오바마정부의 큰 공과이다. 부시정부 8년간의 대 테러전으로 은둔하던 빈 라덴이 오바마정부에 들어서 서서히 재개의 움직임을 보이자 특수부대를 동원해 단기에 사살한 것이다. 빈 라덴이 테러집단의 수장이었다면 국가적 규모의 테러집단으로 지목된 것은 역시 북한이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들을 테러집단에 밀수출해 왔음은 물론 핵기술을 핵잠재국들에 이전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테러국가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만일 북한을 테러국가로 지목해온 미국이 김정일정권을 후세인처럼 제거하고 민주정부로 교체한다면 한국통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김정일이 발빠른 움직임으로 중국과의 관계강화에 골몰하는 것은 풍전등화같은 자신의 운명을 지켜줄 수 있는 국가가 오로지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또한 미국의 세력팽창을 견제하기 위한 방패막으로 결코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김정일이 테러국가의 수장으로서 빈 라덴과 같은 운명을 짊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아프카니스탄전과 이라크전을 마무리하며 오바마의 외교전략이 동북아로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그 타겟이 북한이므로 오바마는 앞으로 북한문제에 지금껏 침묵으로 일관하던 정책에서 본격적인 전략적 시스템을 가동하여 재선의 기폭제 역할로 이용하려 할 것이다.

김정일 제거는 순식간에 이루어질 수도 있다. 더욱이 북한은 지속적인 남한의 군사도발로 이미 한미군사합동훈련의 계기와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만일 중국의 개입이나 요구를 잘 처리하여 장애를 없앤다면 북한의 운명은 순식간에 바뀔 수도 있다. 이것이 테러리스트의 운명임을 알기에 김정일은 빈 라덴의 사살후 밤잠을 설치다 자신의 유일한 보호막인 중국에 올인하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중국행 열차에 몸을 실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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