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의 마음

2011-05-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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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어려선 안고업고 얼러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 앓을 사 그릇될 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위에 주름이 가득 땅 위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요 어머님의 정성은 지극하여라.”

‘어머님의 은혜’의 1절과 2절이다. 늘 우리는 일 년 중 어머니날이 되면 이 노래를 불러오곤 한다. 그러면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기린다. 지상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일 것이다. 어머니는 자식을 낳고 기른다. 돌아가실 때까지 자식 걱정으로 단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는 분이 바로 어머니다.흔히 하는 말로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란 말이 있다. 그 의미 속에는 모성의 강함이 포함되어 있다.

어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 둘이지만 자식을 낳는 것은 어머니다. 그것이 바로 모성이다. 모성이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 동물의 왕국 같은 프로를 보면 동물의 세계에도 엄연히 모성이 존재함을 본다. 아무리 흉포한 호랑이와 사자라도 자기 새끼를 잡아먹는 암컷은 없다. 가끔 수컷은 너무 배가
고프면 새끼를 잡아먹는 것을 보았다. 동네의 비둘기나 참새 같은 새들도 자기 새끼 먹이려고 먹이를 잡아 입에 가져다 넣어주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성이다. 모성은 어느 때는 기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어느 한 어머니는 어린 자식이 차에 치였을 때 자동차를 들어 올려 자식을 구한 적도 있다고 들었다. 기적이다. 사실 기적은 자식을 임신했을 때부터 어머니의 배 속에서 시작된다. 10개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어머니는 한 점의 세포로부터 시작된 인간이란 생명의 자람을 몸소 체험하고 함께 한다. 그 과정 또한 기적이다. 아버지가 모르는 어머니만 가지고 있는 모성은 신비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종교에서 말하는 신의 사랑을 인간의 사랑에 비유한다면 어머니의 사랑에 비유할 수 있다. 그만큼 어머니의 사랑은 밑도 끝도 없이 깊고 높고 넓다는 뜻일 것이다. 어머니는 태아가 자라 한 인간으로 태어나는 순간인 해산의 극한 고통까지 감수한다.

아버지가 가정의 기둥이라면 어머니는 가정의 대들보가 된다. 기둥과 대들보는 집을 지탱해 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기둥이 약간 흔들려도 대들보만 튼튼하면 집은 걱정 없다. 아버지가 조금 흔들려도 어머니가 흔들리지 않으면 그 집안은 제대로 설 수 있다. 그러나 어머니가 흔들리는 집안은 쉽게 무너져 내릴 수 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려 할 때 남자 집 쪽에선 여자의 어머니를 본다고 한다. 며느리가 될 여자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면 그 딸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가정에서의 어머니 역할은 중요하다. 어머니의 가정교육에 따라 자식은 그대로 자라기에 그렇다.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자식들은 당당하다.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진 훌륭한 인물들의 배후엔 반드시 한 분이나 두 분의 어머니가 있다. 한 분은 어머니요 또 한 분은 어머니의 어머니다. 그러니 외할머니가 된다. 외할머니가 어머니를 어떻게 교육시키고 자라게 했는가는 딸들의 자식들, 즉 손자와 손녀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어머니의 사랑과 교육은 이렇듯 대를 이어 내려간다. 어머니의 힘은 가정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세상을 지탱해주는 것 역시 모든 어머니들의 힘의 집합인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들이 자식을 낳지 않는다면 인류의 대가 끊어질 것이요 세상은 무너질 것이다. 그러니 어머니의 힘은 세상의 역사를 이루어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5월 8일은 어머니날이자 어버이 날이다. 어머니나 어버이를 기리는 뜻 깊은 날로 맞이하자. 양주동박사의 시에 이흥렬선생이 곡을 붙인 ‘어머님의 은혜’ 마지막 3절을 들어본다. “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 하리요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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