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노인문제 우리 모두의 일이다

2011-05-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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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경로사상에 대한 고취가 새롭게 환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주내 와일 코넬 메디컬센터가 3일 발표한 뉴욕주 노인학대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60세 이상 뉴욕거주 노인 13명중 한명꼴이 각종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뉴욕주 전체 노인인구를 적용할 때 최소 26만명의 노인이 60세 이후 최소 한차례 이상 학대를 경험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 노인학대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주고 있는 대
목이다. 이 조사 보고서는 양로원 등의 노인 요양시설과 기관에서 집계한 피해자보다 더욱 많은 피해자 규모라고 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특히 우리들의 관심을 끄는 사안이다.

가정에서 누구보다도 보살핌을 받아야 할 노인들이 학대받고 있다면 이는 큰 문제이다. 미국에서 사는 한인노인들의 경우 인종이나 문화, 언어, 제도 등 모든 것이 달라진 이국땅에서 겪을 이질감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젊은이들이 상상 못할 충격과 외로움, 그리고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속에 힘겹게 하루하루를 지낼 지도 모른다. 실제로 한인사회에서 노인학대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이미 전부터 제기돼 왔다.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자녀들로부터 구타당하거나 버림받고 집에서 쫓겨나 갈곳이 없어 거리에서 방황하거나 견디기 어려우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었다. 경로사상이 우리 사회에서 갈수록 쇠퇴해지면서 노인들이 설 자리를 잃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인들은 옛부터 어느 민족보다도 노인들에 대한 경로사상이 투철한 민족이다. 우리가 비록 미국땅에 살지라도 우리 민족 특유의 아름다운 노인우대, 경로사상은 전수돼야 한다. 이 문제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경로사상 고취에 힘써야 할 것이다. 2세들에게 본을 보인다는 점에서도 노인들에 대한 경로사상은 우리사회에 확실하게 자리매김 돼야 한다. 노인을 위한 경로행사가 이제는 가정의 달에만 국한되어선 안 된다. 일년 내내 우리 사회에서 이어져 노인 우대사상이 자연스럽게 녹아내려야 한다. 노인 관련 단체와 기관들이 활동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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