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 그 이름 ‘어머니’

2011-05-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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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어머니의 사랑은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비교가 안 된다. 새들은 힘써 만든 둥지를 1년만 되면 철수한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은 기한이 없다. 새들은 지체 장애가 된 새끼를 둥지에서 떨어뜨린다. 그러나 어머니는 부족한 아이일수록 더 사랑한다. 어미 새가 하는 일은 두 가지 뿐이다. 먹이고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간호사가 되고 교사가 되고 요리사가 되고 재봉사가 되고 운전기사가 되고 상담자가 되고 청소부가 되고 때밀이가 되고 동무가 된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최초로 들어가는 학교는 어머니라고 하는 사랑의 학교이다. 어머니는 최초의 스승이다. 어머니의 얼굴은 우리들의 최초의 교과서였고 어머니의 무릎은 우리들의 최초의 교실이었으며 어머니의 가슴은 우리들의 최초의 성전이었다.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내 편이었고 내 옹호자요 내 변호인이었다. 모두가 나를 의심해도 어머니만은 나를 믿었으며 모두가 나에게 실망해도 어머니만은 나에게 끝까지 희망을 가지셨다.

어머니는 시인이다. 그래서 아이들 가슴에 꿈을 담아 주신다. 지구는 돌고 문명은 오고 또 갔으나 어머니라는 이름만큼 값진 이름은 인류의 역사 속에 존재한 일이 없었다. 어머니는 갓 난 핏덩어리 때부터 우리를 지켜주셨고 내 길에 빛을 던져 주셨다. 어머니만큼 나를 위하여 진실한 기도를 드려주신 분은 우주에 없으며 어머니의 희생을 따를 자도 세계에 없었다. 그러니 그대에게 만일 마지막 미소가 남았다면 어머니께 드려라. 그대에게 마지막 한 마디, 마지막 글 한 귀가 남았다면 그것도 어머니께 드려라.


남편은 자기가 직장에 가 있는 동안 아내인 아이들 엄마가 얼마나 바빴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 가정 잡지가 한 살, 세 살, 다섯 살 난 아기들을 키우는 엄마의 수고를 이런 숫자로 정리하였다. 그녀는 날마다 32회 기저귀를 갈았고, 71회 숟가락을 아기 입에 날랐으며, 화장실 변기에서 노는 아이들을 13회 밖으로 끌어냈고, 우는 아이들의 눈물을 49회 손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상처 난 아이들의 손가락에 9회 반창고를 갈아 붙였고, 32회 손을 씻어 주었다. 속옷 겉옷 등 옷을 벗기고 입히고 한 것이 64회였는데 이것은 세 아이가 18회나 옷을 더럽혔기 때문이다. 그네를 밀어준 것만도 623회이다. 귀가한 남편은 하루의 일과에 무척 지쳐 있었지만 평화스럽게 잠든 아기의 얼굴만이 땀에 대한 유일한 보상이었던 이 위대한 아기 엄마에게 남편이 무표정한 낯으로 신문이나 뒤적거리고 있다면 너무나 잔인하지 않은가?

케네디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 케네디가 별세하였을 때 뉴욕타임즈는 조문 사설에서 이렇게 썼다. “그녀는 9남매를 낳아 키우는데 아이 하나하나에게 어머니로서의 정렬을 쏟아 부었다. 어느 아들이 선거에 나간다고 하면 입후보한 당사자보다 더 열정적으로 온 집안을 동원하여 선두지휘하였다. 미국의 3대 명문으로 아담스, 루스벨트, 케네디 가문을 드는데 그런 가문을 일군 것은 로즈의 열정 때문이었다. 그녀는 독실한 신앙으로 자녀교육을 이끌었다. 한 아들이 비행기 사고로 죽고 두 아들이 암살당하고 한 딸은 정신박약자가 되었지만 오즈는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어머니로서의 사명을 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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