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들

2011-04-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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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는 그녀의 회사 사무실로 나를 안내했다. 지난 한국방문의 마지막 날이었다. 사무실에 못 다한 일이나 지시가 있는지 한참이나 나를 자기 방에 두고 나갔다. 그녀의 옛 모습과 화분의 꽃을 감상했다. 정면에 대한민국 지도가 있고 그녀가 관장하는 체인스토어가 각지에 깔려있는 것을 보았다. 280여개라 했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미안하고 겸연쩍은 듯 다음날 회사 방문하는 일본회사 때문이라 했다.

이어지는 설명은 중국에도 벌써 나가있는 글로벌화 과정이라 했다. 고생 끝에 이제 10년을 맞으며 회사가 좀 자리를 잡는 듯하다고 했다.
"대단합니다, 고국이라지만 이 낯설은 땅에서 이만큼 이뤄 가는 그 정열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커피 한잔 마신 후 뿌듯한 가슴으로 그녀의 회사를 나왔다.
2. 닥터H는 나의 서울의대 동기동창이다. 졸업후 간간이 그의 근황을 듣고는 있었지만 둘간에 소식은 단절되었다. 그 긴 의대과정을 예과때부터 배구를 같이한 K고교 출신이다. 그런데 엊그제 우리의대 미주동창회 웹페이지에 미국이민후 소식이 두절됐던 그의 사진과 미주한국일보LA판에 그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기사 제목은 ‘중독자 치유 앞장서는 중독 3관왕’이라 했다. 부리나케 나의 이메일 주소와 셀폰번호를 댓글로 달았다. 연락하라는 메시지도 달았다.

전화가 왔다. 얼마만 인가 생각도 하기 전에 나는 반가웠다. "좋은 일 하는구나" 나의 말에 "20년 되었어요" 라고 그는 답했다. "나는 예전에 마약중독자였다"며 자신의 경험과 의사로서의 전문지식으로 타 중독자들을 도와주는 그의 용기에 나는 감탄하고 있었다. 가끔씩 전화라도 하여 그를 북돋아 주리라 다짐하고 있다. 방준재(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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