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할 것이 필요하다

2011-04-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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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논설위원)

지난 18일 스콧 제럴드(1896~1940)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Great Gatsby)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진 롱아일랜드 대저택 랜즈 앤드(Land’s End)가 철거됐다. 이 집은 13에이커의 넓은 대지 위에 25개의 방, 대리석 바닥,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린 벽지, 테니스 코트와 수영장을 지닌 거대하고 화려한 집으로 1902년 지어졌다.데이지 부캐넌의 저택인 이 집은 소설의 여주인공 데이지의 이름을 따온 곳인데 밤마다 파티가 열렸다고 한다. 손님 중에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총리, 미국 코미디언 막스 형제, 영화배우 에델 베리모어는 물론 작가 스콧 제럴드도 자주 왔다고 전해진다.

이 집의 화려한 파티에 참여했던 작가는 1925년 ‘위대한 개츠비’를 탄생시켰다.젊은이의 성공을 향한 아메리칸 드림과 이를 둘러싼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다룬 이 작품은 1922년 여름 뉴욕시와 롱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롱아일랜드 유적보존 모임 관계자는 “골드코스트 사교계의 전원생활은 이 지역의 유물이자 낭만 시대의 추억인데 이곳을 보존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고 하고 노스쇼 유물보호 단체 관계자도 “돈 때문에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상징물을 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택 보존을 강조했지만 결국 무지막지한 불도저에 의해 집은 헐려버리고 말았다.집 주인은 리모델링비와 보존비가 엄청나고 매물로 내놓아도 팔리지 않아서 집을 허물었고 그
자리에 다섯 가구를 지어 한 채당 1,000만달러에 판다고 한다.


뉴욕에 이민 와 살면서 롱아일랜드 그레잇넥 동네에 가면 ‘위대한 개츠비’의 무대가 어딜 까 궁금했었고 주인공들이 맨하탄 구경을 나갈 때 퀸즈를 거쳐 지나간 지점이 어딜까를 추측하기도 했었다. 얼마 전 독일 하이델베르그 성을 관광하고 하이델베르그 구시가로 들어가던 중 우연히 달리는 차창 밖을 보다가 악 소리를 내고 차를 세우게 한 적이 있다.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촬영
무대인 선술집 ‘Roten Ochsen’(붉은 황소) 간판을 본 것이다.칼스버그 왕국의 황태자와 종업원 키티의 순진무구한 사랑과 신고식에서 대형 맥주잔을 단숨에 비우며 부르는 노래 “Drink, Drink, Drink”는 아직도 눈과 귀에 생생하다.

1954년 뮤지컬 영화인데 1703년에 지어진 레드 옥션을 무대로 촬영했다. 지금 영화속 모습은 찾을 길이 없지만 여전히 하이델베르그의 전통 있는 맥주집으로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중학생 시절 가슴 설레며 보았던 영화의 무대에 가본 감동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렇게 잘된 소설과 영화 한 편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아서 추억거리를 선사한다.낡았다고 해서, 보존비가 비싸다고 해서 모조리 두들겨 부순다면 사람들은 나중에 추억할 것이 아무 것도 없게 된다.성공에 눈멀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젊은이, 성공하나 영혼을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도 생기고 있고 아메리칸 드림은 언제나 존속하기 때문이다.맨하탄 32가와 플러싱 등 한인밀집 지역에 우리가 추억할 것이 있을까. 그곳을 무대로 한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가 아직 극소수라 굳이 기억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오래된 것,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은 훼손하지 않기 바란다.

한미헤리티지재단이 정한 뉴욕 사적지로 뉴욕한인교회, 5애비뉴호텔, 뉴욕타운홀, 매칼핀 호텔, 새가모어 힐과 악트건 호텔, 컬럼비아 대학, 3.1신보 발행지가 있지만 연관된 사람의 이야기도 쏟아져 나와야 할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뉴욕 한인이 주인공이 된 멋진 소설이나 영화가 히트를 치고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인종들이 주인공이 거닐던 한인타운 거리를 지나다가 악 소리 내면서 차를 세우고 기념사진 찍지 않을까? 지난 18일 스콧 제럴드(1896~1940)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Great Gatsby)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진 롱아일랜드 대저택 랜즈 앤드(Land’s End)가 철거됐다.

이 집은 13에이커의 넓은 대지 위에 25개의 방, 대리석 바닥,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린 벽지, 테니스 코트와 수영장을 지닌 거대하고 화려한 집으로 1902년 지어졌다.데이지 부캐넌의 저택인 이 집은 소설의 여주인공 데이지의 이름을 따온 곳인데 밤마다 파티가 열렸다고 한다. 손님 중에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총리, 미국 코미디언 막스 형제, 영화배우 에델 베리모어는 물론 작가 스콧 제럴드도 자주 왔다고 전해진다. 이 집의 화려한 파티에 참여했던 작가는 1925년 ‘위대한 개츠비’를 탄생시켰다.젊은이의 성공을 향한 아메리칸 드림과 이를 둘러싼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다룬 이 작품은 1922년 여름 뉴욕시와 롱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롱아일랜드 유적보존 모임 관계자는 “골드코스트 사교계의 전원생활은 이 지역의 유물이자 낭만 시대의 추억인데 이곳을 보존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고 하고 노스쇼 유물보호 단체 관계자도 “돈 때문에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상징물을 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택 보존을 강조했지만 결국 무지막지한 불도저에 의해 집은 헐려버리고 말았다.집 주인은 리모델링비와 보존비가 엄청나고 매물로 내놓아도 팔리지 않아서 집을 허물었고 그
자리에 다섯 가구를 지어 한 채당 1,000만달러에 판다고 한다.뉴욕에 이민 와 살면서 롱아일랜드 그레잇넥 동네에 가면 ‘위대한 개츠비’의 무대가 어딜 까
궁금했었고 주인공들이 맨하탄 구경을 나갈 때 퀸즈를 거쳐 지나간 지점이 어딜까를 추측하기도 했었다.

얼마 전 독일 하이델베르그 성을 관광하고 하이델베르그 구시가로 들어가던 중 우연히 달리는 차창 밖을 보다가 악 소리를 내고 차를 세우게 한 적이 있다.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촬영무대인 선술집 ‘Roten Ochsen’(붉은 황소) 간판을 본 것이다.칼스버그 왕국의 황태자와 종업원 키티의 순진무구한 사랑과 신고식에서 대형 맥주잔을 단숨에 비우며 부르는 노래 “Drink, Drink, Drink”는 아직도 눈과 귀에 생생하다. 1954년 뮤지컬 영화인데 1703년에 지어진 레드 옥션을 무대로 촬영했다. 지금 영화속 모습은 찾을 길이 없지만 여전히 하이델베르그의 전통 있는 맥주집으로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중학생 시절 가슴 설레며 보았던 영화의 무대에 가본 감동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렇게 잘된 소설과 영화 한 편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아서 추억거리를 선사한다.낡았다고 해서, 보존비가 비싸다고 해서 모조리 두들겨 부순다면 사람들은 나중에 추억할 것이 아무 것도 없게 된다.성공에 눈멀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젊은이, 성공하나 영혼을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
도 생기고 있고 아메리칸 드림은 언제나 존속하기 때문이다.맨하탄 32가와 플러싱 등 한인밀집 지역에 우리가 추억할 것이 있을까. 그곳을 무대로 한 소설
이나 드라마, 영화가 아직 극소수라 굳이 기억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오래된 것,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은 훼손하지 않기 바란다.

한미헤리티지재단이 정한 뉴욕 사적지로 뉴욕한인교회, 5애비뉴호텔, 뉴욕타운홀, 매칼핀 호텔, 새가모어 힐과 악트건 호텔, 컬럼비아 대학, 3.1신보 발행지가 있지만 연관된 사람의 이야기도 쏟아져 나와야 할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뉴욕 한인이 주인공이 된 멋진 소설이나 영화가 히트를 치고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인종들이 주인공이 거닐던 한인타운 거리를 지나다가 악 소리 내면서 차를 세우고 기념사진 찍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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