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한의사 면허시험 사태가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두 달째 표류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 없이 피해자가 된 일부 응시생들의 고민과 분노도 깊어지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2월10일 실시된 시험의 한국어 문제다.
응시생들의 주장은 이렇다 : 한국어로 보는 시험인데 문제의 80~90%가 한자였다. 종래의 한글표기 병행이 이번 시험에선 빠졌다. 응시생들은 시험 감독관에게 이를 지적했고 감독관은 이 같은 사실에 동의하며 한자로만 표기되어 풀 수 없는 문제는 핑크슬립에 번호를 기재하면 크레딧으로 인정해주겠다고 말했다. 감독관은 학생들에게 공지하기 전에 시험 주관처인 주 침구사위원회(CAB) 관계자에게 먼저 문의한 후 그쪽의 지침을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크레딧 인정은 되지 않았고 감독관의 지시에 따랐던 상당수 학생들이 합격하지 못했다. 평균 65%였던 한국어 시험 합격률이 이번엔 28%로 폭락했다.
응시생들은 위의 주장을 근거로 ▲시험문제 자체가 한글 아닌 한자로 잘못 출제된 것과 ▲시험감독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CAB의 책임이므로 억울한 응시생들을 구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불합격 사실을 알고난 후 CAB을 항의방문했던 응시생들은 관계자가 “실수를 인정하고 대책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한다.
그 후 4월 재시험의 가능성을 언급했던 CAB은 3월28일자로 공문을 발송, 재시험 불가결정과 함께 8월 정규시험에 응시할 경우 550달러인 응시료를 면제해 주겠다고 통보했다.
4월 재시험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과거시험에 나왔던 문제들을 모은 이른바 ‘족보’다. 시험문제 유출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족보’가 ‘스터디 가이드’로 인쇄되어 팔기까지 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사태는 ‘불법 족보’를 근절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불법 유출된 사실을 공식확인한 이상 기존문제로 재시험을 실시할 수 없고 새 문제 작성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4월 재시험은 불가능하다는 CAB의 입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응시생들이 주장하는 2가지 실수에 대한 애초의 책임을 모면하기는 힘들다. 그 실수로 인해 1년 이상 열심히 공부한 보람도 없이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개인에 대해선 구제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CAB의 보다 성의 있는 대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