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뉴욕한인회 부이사장의 사기사건

2011-04-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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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은 뉴욕한인회 남국희 부이사장의 부동산 매각관련 사기사건은 너무나 당혹스럽다. 사건의 규모는 둘째치고 그가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봉사단체 뉴욕한인회 임원이었다는 사실이 우리의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남국희 부이사장은 한인회 정재균 이사장으로부터 맨하탄의 건물매매를 위한 계약금 160만달러를 사취한 혐의로 검찰에 긴급 체포됐으며 현재 도주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보석금없이 구금된 상태이다. 남씨는 이번 사건 외에도 또 다른 부동산관련 사기사건이 거론되고 있어 향후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볼 때 그의 한인회 임원활동이 자신의 사기를 위한 신뢰 혹은 신용쌓기 수단이 아니었는지 그저 아연할 따름이다. 어쩌다 한인사회 단체 임원들 사이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지 참으로 답답하다.안 그래도 그동안 한인사회 일부 봉사단체에서 임원간에 감투싸움이나 재정의혹 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마당에 이런 사건까지 터졌으니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는 임원들의 자질 문제나 역할론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은 진정으로 열심히 봉사하는 여러 한인단체 관계자들의 활동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소홀히 넘길 수 없는 것은 이런 대형 사기사건이 이미 전에도 있었고, 또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봉사단체 임원들의 자세에 다시 한번 새로운 인식이 있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보인다.

20여년 전에는 인력개발원 대표 티나 최의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정부기금 착복, 뉴욕한인회 복지재단위원장 헬렌 독고의 거액의 공금횡령 도주, 한국문화센터(KCC) 김정희 회장의 아직까지 미해결로 남아 있는 약 20만달러의 운영기금 문제 등으로 한인사회에 큰 물의가 빚어진 바 있다. 이것은 임원들이 모두 봉사보다는 엉뚱한 곳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빚어진 사건이다. 20년만에 다시 고개를 든 이번 사기사건은 봉사단체 운영자들이 어떠한 자세로 임해야 하는 지 새로운 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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