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흡연, 당뇨 환자에겐 더 나쁘다

2011-04-05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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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은 누구에게나 건강에 해가 된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나 당뇨병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더 나쁘다는 연구가 나와 화제다. 당뇨병 환자나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흡연은 여러 가지 심각한 건강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칼폴리 대학, 미 화학학회에 연구논문
혈당 높이고 신경·신장 손상 등 다양한 합병증 유발

특히 담배의 니코틴이 결정적으로 혈당을 높이며, 당뇨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 환자로 흡연하는 사람은 혈당 레벨이 높고, 당뇨병 혈당조절이 힘들며, 실명이나 신경 손상, 신장 손상, 심장 질환 등 당뇨 합병증에 시달릴 위험이 높다.


칼폴리(California State Polytechnic Univ.) 대학 샤오-추안 리우 화학과 교수는 최근 애나하임에서 열린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연례 국제학술회의에서 흡연을 하는 당뇨병 환자의 혈액 샘플을 이용한 실험 연구 결과 담배의 니코틴이 당화혈색소(HbA1c) 레벨을 34%나 높였다고 발표했다.

당화혈색소는 적혈구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은 상태로 A1c 검사는 지난 3개월 동안의 평균 당 수치를 측정하는 검사다. 당화혈색소가 5.7-6.4%이면 당뇨병 전 단계로 진단되며,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당뇨가 없는 경우는 당화혈색소가 5% 이하다.

리우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사람 적혈구 세포 샘플에 같은 양의 포도당과 다양한 수치의 니코틴을 첨가한 결과 니코틴이 적었을 때는 당화혈색소 레벨이 8.8%까지 상승했지만, 니코틴이 가장 많이 첨가됐을 때는 34.5%까지 당화혈색소 레벨이 높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리우 교수는 “의사들은 흡연이 당뇨병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니코틴은 당뇨병이나 당뇨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며 “연구결과 흡연하는 사람은 당뇨병이 없는 경우 당뇨병 발병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A1c 수치가 높으면 눈, 심장, 혈관 등에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니코틴 대체 금연 보조제인 패치나 니코틴을 포함하고 있는 전자 담배 역시 당뇨병 환자에게는 안전한 선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리우 교수는 “금연보조제에도 니코틴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A1c 레벨을 높일 수 있다. 당뇨병 발병이나 당뇨 합병증 위험을 줄이려면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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