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람직한 뉴욕한인회장 선출방법

2011-03-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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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갑 (재외한인사회연구소장 /퀸즈대 교수)

이제는 종전과 달리 많은 한인지도자들이 뉴욕한인회장 직접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지난 퀸즈한인회장을 지역 단체의 장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간접적으로 성공적으로 뽑았기 때문에 한인회장 간접선거에 대한 관심과 염원이 훨씬 커진 것 같다. 이번 기회에 한인회장 직접선거의 문제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분석해 보고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한인회장을 뽑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한인회장 직접선거에서 오는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문제점은 대부분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후보자끼리 과잉경쟁으로 막대한 선거비용을 낭비한다는 사실. 후보자 당사자들 각자가 몇 십만달러 이상의 선거비용을 쓸 뿐만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의 비용도 엄청난 금액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인회장 직선제에서 오는 재정적 낭비는 이뿐만이 아니다. 밤낮으로 바쁘게 일하고 있는 한인이민자들이 투표일에 투표장에 가는데 따르는 시간 낭비도 돈으로 계산하면 엄청난 금액에 이른다고 생각한다.


과열 선거운동에서 오는 둘째로 큰 문제점은 한인사회에 갈등을 조장한다는 사실이다. 갈등의 극단적인 예는 지금까지 여러 번 한인회장 선거후 선거에 패배한 후보가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미국 법정으로 가사 싸운 일이다. 법정에 가지 않아도 선거에 패배한 후보와 그 지지자들은 뉴욕한인회를 이 지역의 한인을 대표하는 기구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회장에 당선된 누구누구의 한인회로 보기 때문에 협조와 모금을 꺼리며 선거에서 싸운 쌍방 간에 계속 사이가 벌어지게 된다. 미국의 한 소수민족으로 미국 정부나 타민족과 효과적으로 대항해 나가야할 한인들이 한인회장 선거후유증으로 서로 갈등을 빚게 된다는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다.

한인회장 직접 선거에서 오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돈을 많이 써서 한인의 직접투표로 당선된 한인회장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매번 한인회 간부직원들과 이사들을 자기 측근으로 바꾸어서 한인회의 장기적 발전에 지속성이 없어지고 한인회장과 간부들의 일을 감독해야 할 이사회의 힘이 약화된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한인회의 지속적 발전의 결여와 이사회 힘의 상대적 약화 두 가지 모두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인회장 후보마다 한인회가 무슨 일을 해야 한
다는 공약이 다 다르니 회장이 바뀔 때마다 한인회 방향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한인회는 비영리 단체로 분명히 이사회가 회장과 간부들의 재정적, 행정적 일처리를 감독해야 하는데 현재 한인회장 직선제도하의 한인회 이사회는 그러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인회장의 직접선거에서 오는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공감한다면 우리는 뉴욕의 한인회장을 어떠한 방법의 간접선거로 뽑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미국의 타민족이 어떤 방식으로 그들의 장을 뽑는지를 살펴보면 우리가 대안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대인과 중국인들은 모두 한인들 보다 이민역사가 훨씬 깊다.

유대인의 경우 집중 거주지역인 대도시(뉴욕, 로스렌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시카고 등)에는 Jewish Federation(유대인단체 연합체)이란 뉴욕의 한인회에 준하는 유대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기구가 있다. 이 기구의 장(President)은 그 지역에 있는 유대인 단체장이 선출한다. The Jewish Federation of New York의 경우, 뉴욕 지역에 있는 여러 유대인 단체장이 뉴욕지역 유대인 연합체의 장을 선출한다. 중국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각 도시의 중국 커뮤니티는 20세기 초부터 중국의 출신지역의 여러 중국협의회를 대표하는 기구, The Chinese Consolidated Benevolent Association은 지금도 중국 커뮤니티에서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는데 그 장은 각 지역협의회와 성씨협의회장이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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