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검소와 인색

2011-03-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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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검절약 하며 검소하게 사는 삶을 곧 수입에 대한 미덕이라고 팔만대장경에 기록 되어 있다.

이와 반대로 인색하여 절약하는 것은 악덕 중에 가장 치사하고 더러운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검소한 생활을 통해 모은 재물을 아낌없이 사회에 내 놓은 미담들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 오는가 하면, 또한 보통 이상으로 인색한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인색한 사람들을 빗대어 “개가 핥은 죽 사발 같다”고 한다. 이는 나눔이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또한 손톱으로 여물(소의 먹이)을 썬다는 말도 있다. 이 말은 음식 같은 것을 나누어 줄때 너무나 조금씩 나누어 준다는 뜻이다. 이처럼 인색한 사람들은 검소 할 뿐이지 결코 인색하지 않다는 모습의 얼굴을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인색을 검소로 포장하여 자만하며,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보고 검소하지 못함을 탓하며 멸시까지 한다, 심지어 지역사회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기부하는 사람들을 보고 자신을 과시 하려는 것이라 비난까지 한다. 그리고 인색한 사람들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그룹이나 단체에 100의 이익이 있고 자신에게 만약 10의 손해가 있다면 절대로 동조하지 않는다.

가끔 사회봉사 단체의 회의석상에서도 인색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이들은 예산이 어느 정도 필요한 사업에는 그이 반대 입장의 각을 세운다. 그리고 이들은 모든 인색을 즐기는 자이기 때문에 돈이 들지 않는 봉사 활동에도 참여 하지 않는 것이 이들의 속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인색한 사람들에게서는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없다. 그 인색 자체가 그 사람을 삼켜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검소함이란 재물이나 이익에 욕심이 없고 맑은 마음인데 사람들은 검소를 빌어 인색함으로 치부를 하려 한다. 우리 모두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한번쯤 돌아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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