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참담한 북한

2011-03-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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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희(Lee&Assoc. 대표)

약 3년 전 한국 기아대책 기구의 정정섭 회장과 영동 세브란스 병원의 이비인후과 과장인 최홍식 박사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 기아대책기구의 후원으로 평양 낙랑지구에 ‘인인 섬김 병원’을 짓고 있었는데 그 진척 상황을 보기 위함이었다. 중국 심양에서 북한행 고려항공에 탑승했는데, 우선 비행기가 얼마나 낙후되었는지 음료나 음식을 먹을 때 펴는 좌석 앞 트레이가 옛날 우리가 쓰던 양은그릇을 두드려 편듯하였다.

북한 여객기가 너무 노쇠하여 추락위험이 큰 고로 이젠 중국 이외에 유럽이나 러시아에서 북한 여객기의 착륙을 거부할 지경이라고 한다.
우리는 병원공사를 맡아 시공 중에 있는 ‘정원’이란 한국 건설 회사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내 눈길을 끈 것은 “포기란 배추를 셀 때만 쓰는 말입니다” 하는 액자였다. 나는 그들의 현지 체류생활과 감옥과도 같이 폐쇄된 사회 속에서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을 들었다. 북한 사람들의 비참한 삶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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