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균형이 없으면 발전 없다

2011-03-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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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윤 태(시인)
실존철학의 기본적 요구 하나는 균형이다. 균형을 이루어야 제대로 서 있게 된다는 것인데 발전이란 명목으로 균형을 깨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무의 성장을 보면 균형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흙을 비집고 나올 때에는 줄기 한 가락이지만 자라면서 나무의 가지는 원을 만들면서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가지를 뻗으면서 자란다. 철저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안다. 지구에서도 어느 한 지점이라도 동, 서가 균형을 이루면서 이루어지고 또한 남과 북이 균형을 이루면서 갈라져 있다. 사람이 사는 데에도, 사람 사는 사회에도 균형이 필요한데 균형의 개념을 모르거나 균형을 깨면서 살기 때문에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세상에는 남녀의 수가 균형을 이루어 성인이 되면 누구나 자녀를 두면서 가정을 이루고 살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산천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연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안심하고 살아간다. 균형이 깨지면 삶에도 재앙이 일어나고 자연에도 재앙이 일어난다.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일은 균형의 질서가 무너지는 일이다. 이기주의는 인간관계의 질서를 깨는 일이고, 욕심이나 출세욕은 대화의 질서를 깨는 일이다. 죄의 심판이란 명목으로 인간의 행동을 제약하는 법의 원리도 잘못 가기 쉬운 생활행동의 선한 균형을 유지하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사람은 균형을 깰 위험이 많은 사람이다. 고집이 센 사람은 균형을 깰 위험이 많은 사람이다. 이해하려 하지 않는 사람은 균형을 깰 위험이 많은 사람이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균형을 깰 위험이 많은 사람이다. 부정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균형을 깰 위험이 많은 사람이다.
선은 균형이다. 사람은 처음부터 나쁜 것을 선택하지 않고 선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가다 보니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으로 인하여 균형을 잃어버리고 불협화음, 아니면 파괴 쪽으로 가면서 사람이나 조직이나 사회를 어지럽힌다. 국가의 노력은 언제나 균형을 유지하려는데 그 노력을 아끼지 않고 국가의 예산도 균형을 잡는데 노력 한다. 자유와 평화와 돈으로 하는 민주주의도, 무력을 밑에 깔고 백성을 위협하는 공산주의도 균형의 철학쯤은 알고 한다.

이민의 역사가 길어지는 우리 뉴욕한인사회에서 우리는 많은 선거를 치루면서 한인사회의 발전을 기대하고 기원했다. 그동안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장이 얼마나 한인사회의 균형을 생각하면서 업무에 임했는지 생각을 해 보아야 할 일이다.균형의 개념이 없는 사람은 한인사회의 어느 단체든 간에 처음부터 단체장이 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균형이 없는 곳에는 발전이란 없기 때문이다.자동차의 네 바퀴는 차의 균형을 위해서 있다. 어느 한 바퀴에 바람이 빠지면 균형을 잃는다. 균형의 개념이나 균형의 철학은 오랜 시간 몸 바쳐 하는 일이나 종교관, 혹은 스스로 지켜온 균형의 생활관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한인사회에도 균형있는 단체장들이 나와 균형있는 발전이 있기를 디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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