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유리천장을 깨자

2011-02-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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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 (취재 1부 차장대우)

이민자로서 미국에서 살아가다 보면 언어 문제나 법, 관습 등의 차이로 종종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제대로 법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한인 변호사와 같은 법조인들은 이런 면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대변자 역할을 한다. 더욱이 한인 커뮤니티의 문화와 관습, 언어 등을 이해하는 판사가 있다면 더욱 한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뉴욕한인 최초 판사로서 입지적인 이정표를 만들어가고 있는 전경배 뉴욕주법원 판사가 최근 연방 뉴욕남부법원 판사직에 도전장<본보 2월18일자 A3면>을 내밀었다. 하지만 맨하탄 검찰청 검사와 뉴욕시법원 판사, 뉴욕주법원 판사 등 법조계의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그도 이번 판사직 임명은 쉽지 않은 듯하다. 연방 판사는 정치적인 힘이 작용하는 직위로 임명을 위해서는 커뮤니티 차원의 적극적인 로비와 지지 활동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 판사는 이미 3주전 연방판사직 지원서를 제출해놓았지만 커뮤니티 차원의 이렇다 할 도움은 아직 없는 상태다.

현재 연방 뉴욕남부법원 소속 판사 38명 가운데 한인은 물론 아시안 판사는 단 1명도 없다.과거 중국계 데니 친 판사가 유일한 아시안 판사로 활동했으나 2009년 10월 오바마 대통령이 친 판사를 연방항소 법원 판사로 승진시킨 상태다.법조계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 측에서 아시안계 연방판사 후보를 물색 중이라고 한다. 물론 중국 커뮤니티도 중국계 연방판사 추가 배출을 위해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유리천장을 깨고 후배 법조인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연방 판사에 도전한 전 판사를 위해 한인 사회가 조직적이고 현명한 지지활동을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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