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2011-02-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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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성 내(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정신과 의사들은 세로토닌(Serotonin)이나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계통의 항우울제를 사용해서 우울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우울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고, 설령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신과 의사한테 찾아가서 치료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괜히 짜증이나 부리고 혹은 술을 마시면서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고 한다. 이것은 잘못된 삶이다. 남자는 대략 2-3%, 여자는 5-9%가 ‘주요우울진환(Major Depressive Disorder)’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평생 유병률은 대략 15% 내지 25%다.우울질환은 소아(小兒) 그리고 틴에이저한테도 생긴다. 우울질환자의 50% 정도는 일년 내에 저절로 완쾌되기도 하지만, 나머지는 재발되고
또 재발되어 거의 10% 정도는 만성적인 우울질환이 된다.

우울질환이란 무엇인가? 증상은 다음과 같다. 거의 매일 우울해지고 허전함을 느끼고 괜히 슬퍼하는 감정, 모든 일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고, 식욕이 없기에 먹지 않아서 몸무게가 줄어들었거나 혹은 너무 많이 먹어서 몸이 불어났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불면증, 혹은 잠을 너무 자는 과수면,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의 상태 혹은 몸의 움직임이 지체되고 아주 느려져 있는 상태, 충분히 쉬었는데도 피곤을 느끼거나, 혹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면 금방 피곤해져버린 상태, 몸의 에너지가 없는 상태, 본인은 무가치하고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거나 혹은 부적절하게 죄의식을 갖고 있고, 생각하는 능력이나 정신집중력이 저하되고, 우유부단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 혹은 자살하려는 마음가짐 등등이다.

위의 9가지 증상 중에서, 적어도 2주일 이상 5가지 증상에 시달리고 있으면 ‘주요 우울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의한테 찾아가서 검진을 받고 그리고 정식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정녕 의사를 보기 싫어한다면, 한 가지 방법을 권한다. 대부분의 식품보충제는 엄격한 임상실험검증을 거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미(SAMe;400mg-1600 mg)하고 피시오일
(Fish oil, 안에 들어있는 오메가 Fatty acid 1000mg-2000 mg)은 임상실험을 거쳐서 항우울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 검증되었다. 그리고 종합비타민 안에 들어있는 포릭 애시드 Folic acid)는 사미의 효능을 증강시켜주고 있다. 사미나 피시 오일 그리고 종합비타민은 처방전 없이 식품점이나 약방에서 살 수 있다. 복용해보고. 만약 효과가 있으면 적어도 일년 동안 계속 복용
하기를 권한다.

불행하게도, 우울질환자의 5-10%는 양극성장애로 변한다. 만약 우울증환자가 사람의 말소리를 듣는 환청(幻聽)이나 남들이 나를 해치지나 않나 하는 피해망상을 갖고 있는 경우, 양극성 장애로 변한 경우, 그리고 충분한 양의 사미나 피시 오일을 한 달 이상 복용했는데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정신과의사한테 찾아가서 정식으로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혹은 갑상선질환이나 다발성경화증 같은 신체질환 때문에 생긴 우울질환인 경우에는 당연히 내과의사한테 찾아가서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인생은 짧다. 빨리 치료를 받아서 하루라도 더 많은 날을 상쾌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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