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체감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식료품, 에너지 가격 상승폭을 발표하고 주요 국내외 언론들이 일제히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경고하고 나섰지만 한인 업주들과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수치로 나타내는 자료 이상으로 심각하다. 이들은 장을 보고나서 영수증을 볼 때마다, 재료를 구입하고 대금을 지불할 때마다 눈에 띄게 늘어나는 부담으로 한숨을 쉬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정말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식당들이 식재료비 급등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플러싱 산수갑산은 이번 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7달러95센트였던 런치메뉴는 1달러, 갈비는 1인분에 2달러가 오르는 등 모든 메뉴가 1~2달러 올랐다. 이 식당의 한 관계자는 “모두들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3년전 가격으로 버텼지만 치솟는 재료비 때문에 더 이상 이전가격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단골 고객들의 이해를 구했다.
18일 오후 한인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던 50대 주부 강모씨는 샤핑 내용물이 담긴 비닐봉투와 영수증을 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강씨는 “우유와 고기, 야채, 라면, 과일 등을 샀는데 50달러가 훌쩍 넘었다”며 “늘 장을 봐서 알지만 2주전만 해도 42~43달러 정도의 분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파, 상추, 시금치 등 마트의 주요 채소류 가격은 2~3배가량 뛴 상태다. 중국산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최근에는 미국내 주요 산지의 한파와 남미산 공급 부족까지 겹쳐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제품에 거의 의존하는 의류와 주얼리, 잡화 등 한인무역업체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비명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품목에 관계없이 올해 들어 평균 10~15% 이상 수입가격이 올라갔고 인상폭도 지속되고 있다. 가방, 모자, 장남감을 수입하는 7트레이딩의 장경수 사장은 “가장 최근 거래에서 또 중국측이
10% 인상을 요구했다”며 “거기에 포워딩, 통관비용까지 계속 올라가니 판매 가격을 올리더라도 마진을 맞추기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무역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올해 각종 공산품의 가격 인상을 점치고 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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