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출구가 어디냐?

2011-02-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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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출구에 눈이 막혀 벌써 일주일 째 우체부가 오지 않았고, 입춘이 지났건만 봄도 찾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더욱이 희망찬 새해임에도 불구하고 출구가 보이지 않는 불황 속에서 운명적으로 일만 할 수밖에 없는, 매일이고 눈만 뜨면 일하는 우리 한인들에게 탈출의 꿈을 꾸어보라고 제의하고 싶다.

요즘들어 부쩍 인생이 헛되고 무의미한 생각이 든다. 흰머리가 늘고, 치아가 빠지고 기억력 감퇴 등 노화현상은 ‘너의 몸이 죽어가고 있다. 이 세상에 보는 것이 다 무상하다, 육체는 왜 소멸하는가, 대체 영생이란 무엇이며 이 무의미한 삶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하며 삶의 진실과 정직하게 대면할 때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이 무의미한 삶에서 탈출할 출구는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왜 일하는가?”란 질문은 “인생이란 진정 무엇인가?”란 말로 환언되어 다가온다. 정말 우리도 진정한 기쁨과 희망을 소유할 수 있을까? 그건 무엇인가? 유물주의의 덧없는 육체의 향락추구 또는 쾌락과 부(富)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까? 또다시 사르트르는 “지옥에서 천국으로의 출구는 없다!”고 강조한다.


덴마크의 유물론적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의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는 당시의 기독교와 헤겔에 대항하여 종교적 실존에 비약(飛躍)을 역설하였다. 즉 허무와 불안과 염세주의를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 근대 실존주의 사상의 선구자가 되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천국과 지옥 선택이 즉 사후에만 있는 것 같이 오인하지만 그건 엄연히 개개인의 현실 속에 존재한다. 독일의 보수 신학자 칼 발트는 “내가 천당가면 먼저 모차르트 만나 안부 전한 후, 사랑하옵는 예수 품에 안기겠다”고 사후 천국을 강조했다.

한국의 보수신학 거장인 박형룡 목사도 그랬다. 마치 영혼구원이 보수주의 신학의 대 명제나 되는 듯 숭상하지만 영혼이나 정신이란 단어는 따지고 보면 별 차이가 없다.

우리는 ‘십자가 정신’이라 한다. 현실의 정신구원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다. 지옥같이 고통하는 현실에 사는 불안한 현대인들에게 예수의 정신적 자유야말로 진정한 스트레스를 떨쳐버리는 출구가 될 것이다.

우리의 모든 재능과 생명이 예수의 선물이라는 인식전환이 인생의 청지기 사상을 일으켜 우리를 현실 천국으로 인도할 것이다.

절망적인 현실 지하감옥 속에서 사도바울은 천국의 출구를 찾는데 성공한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라 누가 나를 이 사망의 몸에서 구원하랴”고 절규하면서...

김 근 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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