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설 잔치 확산을 기대하며

2011-02-10 (목)
크게 작게
이 진 수 (사회 2팀 차장)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
국민동요 ‘반달’을 작곡한 윤극영의 또 다른 동요 ‘설날’의 가사 말이다. 암울했던 일제시대, 우리 민족에 희망을 전했던 이 노래를 모르는 한인은 간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이 노래는 지난 3일 뉴저지 테너플라이중학교에서 열린 ‘음력설(Lunar New Year)’ 잔치에서도 단연 주제곡이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한인 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윷놀이와 제기차기 등 전통 설 놀이를 즐겼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타인종들도 동요를
따라 부르며 노래 가락에 듬뿍 실린 한민족 전통의 설 매력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미국에서 음력설은 주로 ‘중국 설(Chinese New Year)’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중화사상 탓도 있겠지만 미국 땅에 가장 먼저 정착한 아시안이 중국인이기에 음력설이 중국설로 인식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음력설은 중국만이 아닌 한국을 포함, 음력을 사용하는 모든 아시아 국가가 함께 즐기는 전통 풍습이기에 뉴욕·뉴저지에서도 이를 바로잡는 운동이 한창이다. 뉴저지에서는 특히 테너플라이와 레오니아 학군이 앞장서 매년 ‘중국설’이 아닌 ‘음력설’이란 이름으로 설 잔치를 열고 있으며 이런 결실의 주역인 한인 학부모들에게는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특히 올해 테너플라이에서 열린 설 잔치는 테너플라이 한인학부모회를 주축으로 버겐카운티 한인학부모회와 클로스터 한인학부모회, 올드태판 한인학부모회 등이 공동 연합한 행사로 열려 눈길을 끌었다. 클로스터 타운에서는 학군장과 교장이 직접 참석하며 설 잔치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는 등 테너플라이에 이은 자체 학군의 설 잔치 및 설 공휴일 제정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 같은 한인 학부모들의 노력이 앞으로 제2, 제3의 테너플라이 설 잔치로 뉴욕·뉴저지의 인근 지역 학군에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

나아가 한인 밀집지역인 북부 뉴저지 각 타운과 뉴욕시 공립학교에서도 아름다운 가삿말이 담긴 우리의 동요 ‘설날’이 음력설 주제가처럼 울려 퍼지길 소망해 본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