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한국고유의 설 이어나가자

2011-02-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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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국고유의 음력 설날이다. 이국땅에서 맞는 설은 우리에게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예전에 한국 같으면 집집마다 멀리 떨어진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 후 함께 떡국을 먹으면서 서로 못다 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정겨운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또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덕담을 해주면서 따스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을 터다. 윷놀이와 제기차기, 연날리기도 설에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한마디로 설날은 가족이나 이웃이 모두 하나가 되어 다 같이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는 한국최대 민족축제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의 한인가정에서도 오늘 차례를 지내고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음력설을 지키는 집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처럼 다 같이 기리는 분위기는 아닌 것이 이곳의 현실이다. 오늘은 누구에게나 떠나온 한국의 친지들과 이웃들에 대한 향수가 저마다 가득할 것이다. 한국고유의 음력설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어디에 살던지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한국고유의 전통과 풍습을 우리가 잘 지키면서 계승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조들의
넋을 기리고 후손으로서 우리가 이 땅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을 잘 지키고 이어나가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계속 전수시켜 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음력설에 행해지는 모든 의식이나 행사들은 가족을 하나로 묶고 가정의 화목과 단결을 꾀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음력설은 단순히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고 즐기는 날일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의미가 깊고 뜻이 있는 날인 것이다.
그러므로 음력설은 비록 우리가 미국에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지고 전수되어야 한다. 후손들이 이날을 기림으로써 자신의 뿌리를 알고 분명한 정체성 확립으로 이 땅에 확실한 미국속의 한인으로서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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