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중관계 어디로 갈 것인가

2011-02-02 (수)
크게 작게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미국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은 이제 진부한 발상이 되었다. 세계경제 위기속에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율을 기록하는 뒷심은 무역수지로 쌓은 외환보유량이 세계최대이기 때문이다. 이를 무기로 미국의 넘버 원 외환채권국가로서 갈수록 껄끄러운 존재가 되고 있다. 브릭스를 구성하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중에 단일국가로 중국의 잠재력이나 경제성장력은 미국의 파워를 능가하겠다는 중국 스스로의 국가전략에도 상당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중정상회의를 통해 위완화를 국제사회의 기축통화로 격상시키려는 노력도 중국경제의 규모가 세계시장을 장악할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유달리 한미군사합동훈련에 반발하며 서해바다에 군함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미국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오바마정부 출범이래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중국봉쇄정책으로 일관한 부시정부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미중 전략 경제 정상회의를 필두로 중국을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세계를 이끌어갈 두 축의 하나로 지정하였다. 공산주의 몰락 후 세계초유의 단일패권국가로의 영광을 경제침체와 중국경제의 부상으로 중국과 분할하는 우를 범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유엔에서도 유일하게 미국에 딴지를 걸며 목소리를 높이는 불
편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국제사회를 이끌어갈 리더십이 없다. 오바마정부는 친중유화 정책으로 중국의 위치를 국제사회에서 의도적으로 격상시켰다. 국제사회에서 외교전략이 축적되지 못한 중국을 이용하여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미중관계의 전략적 틀은 그 실리관계에 따라 미국이 얼마든지 중국을 요리한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은 허울좋은 미중정상회의에서 국가원수로서 극빈대우는커녕 미국이 무역불균형의 최대쟁점인 위완화 절상을 요구함으로써 경제대국의 체면마저 구기게 되었다. 미국은 최대무역국인 중국에 위완화 절상을 통해 무역적자의 난제를 타개하려는 실리를 챙긴 반면 중국은 별다른 소득없이 미국에 끌려다닌 셈이다. 표면적으로는 세계를 이끄는 두 슈퍼파워로서 G2 정상회의였으나 실리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중국을 전략적으로 이용한 셈이다. 여전히 북한문제로 중국을 압박한 것에 반해 중국측에서는 대만무기수출제재에 대한 요구가 관철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국제사회를 주도할 리더십이 부재한 중국이 경제력만을 내세워 미국을 상대하려 한다면 외교적인 손실만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고 국제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다. 미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대외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 다시금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거시적인 안목에서 미중관계를 바라보는 미국에 대적할만한 국가전략 틀을 먼저 정립하는 것이 중국의 과제다. 국제사회를 리드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력이 아님을 먼저 상기해야 한다. 중국 스스로가 국제적 리더십을 키우는 안목부터 키워야 비로소 미국과 대등한 슈퍼파워로서 대접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올해 북한문제와 중국문제를 어떻게 잘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오바마정부는 국제문제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이미지를 쇄신하고 외교강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을 정립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오바마의 스마트 외교전략임이 올해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서서히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