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민족의 디아스포라와 정체성

2011-02-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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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 렬 (우석대교수/컬럼비아대 교환교수)
벌써 새해를 맞은 지 한 달이 되어간다. 그리고 모레는 우리의 고유명절인 설날이다. 자신들의 삶을 위해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선조와 조상들에게 제사도 지내고 어른들을 중심으로 하여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비는 세배도 드린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와 예의절차 등을 통해 2세, 3세들에게 한국문화와 한가정의 전통적인 풍습을 전한다. 즉 한 사람, 한 가정, 한 집단마다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자신들만의 이야기가 바로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답을 모른 채 현재에도 진행 중이며 무엇보다도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다. 역사, 언어, 사회, 문화, 교육, 가정, 종교, 정치, 경제등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이 시각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에게 있어 설날과 추석명절을 맞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재외한국인들을 비롯해서 여러 민족들은 자신의 모국을 떠나 살아가고 있다. 국제이주 요인은 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다시 말하면 일반적으로 빈곤이라는 방출요소와 노동력 부족이라는 유인요소에 의해 사람들은 이주하게 되고, 아픈 과거의 역사적인 이유로 의도하지 않은 이유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새로운 것의 도입에 따른 충격’이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다.
이제 재외한국인들은 양적 팽창과 질적 향상을 더하고 있다. 남북한 인구대비 약 10%인 700여만 명이 오늘날 170여 개 국에 살고 있다. 또 그 규모의 순위에서 보면. 이탈리아(5-6000만), 중국(3700만), 인도(2600만),우크라이나(2000만), 멕시코(1800만), 레바논(1200-1400만), 이스라엘(782만), 한국(704만), 헝가리(450만)로서 세계 8위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 재외한국인은 170개국에 나가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2009년 기준 외교통상부 재외한국인현황을 보면 일본 92만, 중국 233만(조선족 192만), 미국 220만, 캐나다 22만. 중남미 10만, 독립국가연합 54만 중동지역 1만 4천, 아프리카 약 1만 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09년 말 투자보고서에서 11개 투자유망국가들을 제시한 뒤 그 중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들로 멕시코 및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4개국을 지목해 ‘믹트(MIKT)’라고 명명했다. 2001년 ‘브릭스(BRICs)’ 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짐 오닐 골드만 삭스 자산운용회장이 브릭스와 믹트의 8개국들은 과거의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에서 그로스마켓(Growth Market)법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그는 “앞으로 10년내에 한국의 GDP가 세계 10위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미래의 밝은 성장의 전망과 함께 우리 코리안 디아스포라들은 전세계 구석구석에 흩어져 뿌리를 내리고 있어왔고, 내리고 있다. 본토를 떠나 항구적으로 나라 밖에 자리잡은 집단에만 쓴 디아스포라는 문화적 결속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 문화적 결속이 정체성을 말해줄 것이다. 정체성확보를 위한 노력에 한국정부는 재외한국인들의 지역별 특성을 신중히 고려하여 정책적 배려를 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재외한국인들의 단체들의 자체사업과 프로그램지원 등 다각적이고 다양한 접근도 필요하다. 그러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족의 전통이다. 가족과 함께 한 시간과 경험 특히 정기적으로 반
복되어서 가족의 전통이 된 경험들이 유대감의 뼈대가 된다. 가족과 가문들을 하나로 묶는 수평적 연대감. 그리고 그 가족과 민족을 자자손손 묶는 수직적 연대감의 핵심은 전통이고 한민족의 정체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본다. 유대인들에게 매우 즐거운 명절이 하누카 이듯 우리에게도 즐거운 명절인 설날이 한민족의 디아스포라에게 있어 의식에 각인되는 전통이 뿌리내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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