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왜 일하는가’

2011-01-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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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사람들은 보통 성인이 되면 노후가 될 때까지 일을 하고 산다. 아침에 눈만 뜨면 찾아가는 곳이 일터이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아니면 돈을 벌어 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찌됐건 우리가 어떤 방향이나 목적도 없이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먹기 위해서든, 살기 위해서든 우리가 이 세상에 사는 한, 일은 안할 래야 안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어느 일터이건, 어느 분야에서건 자신이 하는 일에 불만족스럽게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매사가 불평이고 자신감이 없으며,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마지못해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왕 하게 되는 이 일이 방법에 따라서는 바로 행복의 길이요,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어 귀가 솔깃한다.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굴지의 전자부품회사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은 ‘왜 일하는가’라는 저서에서 어떤 일이든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게 되면 그것이 고통을 이겨내는 만병의 통치약이요, 고난을 극복하고 인생을 새롭게 바꾸는 마이더스의 손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다 잘 나가고 하루하루 버티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내 일에 만족하며 산단 말인가! 아무리 용을 써도 잘 안 되고, 그렇다고 할줄 아는 것은 이 일 밖에 없고...” 요즘같은 불황때는 더더욱 이런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는 한인들이 많을 것이다. 가즈오 회장이 말하는 그의 체험철학은 수없이 많은 시련과 불행 속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고 현실을 원망하며 매일 매일 버겁게 살아가는 이 시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격려와 힘이 되고 있다.

중학교를 두 차례, 대학을 한 차례 낙방하고 겨우 대학을 졸업한 가즈오회장이 한 교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취직한 곳은 월급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한 전기절연부품 쇼우공업 ‘교세라’였다. 가즈오씨가 자신의 처절한 현실을 원망하며 지내던 어느 날 하나의 깨달음이 계기가 되어 그의 인생은 완전히 180도로 전환하게 된다. 그 깨달음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기자”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절망적으로 자신을 옭아매던 생각을 바꾸고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무아지경에 이를 때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 보니 어떤 회사의 공장 한 구석을 빌려 종업원 28명의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영세기업 교세라가 현재 종업원 5만 9500여명, 자회사 219개를 거느린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줄기찬 노력 끝에 나온 그의 특출한 아이디어와 기술, 그로 인해 개발된 획기적인 제품, 그리고 생산실적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즐겁게 일한 결과 나온 신의 선물이었다. 그 도구는 오로지 일에 대한 그의 도전정신과 열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 자아발견, 심신수양과 마음다스리기, 그리고 마침내는 삶의 가치관과 인생의 참 행복을 발견하게 되는, 거의 종교가 추구하는 경지에까지 도달하게 된 것이다. 마치 산을 정복한 어느 산악인이 산에 오르는 이유를 “자기를 체험하기 위해서”라고 했던 것과 같이 그는 앞만 보고 줄기차게 일을 하다 보니 인생의 진리를 터득하고 비즈니스를 정상의 반열로 올리는 수확을 얻은 것이다.

가즈오회장의 체험신화는 한마디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과 성을 다해 자기가 하는 일에 정면 도전하다 보면 돈과 행복, 몸과 마음의 건강 모두 다 얻을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지칠줄 모르는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은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을 그대로 입증해주고 있는 우리 삶의 생생한 철학이자,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분명히 말해주는 지침이다. 그는 말한다. “자기 일에 애정이 없는 사람은 자기 일을 완벽하게 하지 못한다. 그것은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떠한 장애물이라도 타협하지 말고 계속 전진하라. 아무리 먼 길이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정상에 우뚝 설 것이다. 이것은 성공한 모든 사람들이 걸어온 길을 보아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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