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기지 금리 오름세’연말까지 간다

2010-12-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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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자율 상승과 전망

주택 모기지 이자율의 저공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한동안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던 모기지 이자율이 추수 감사절을 앞둔 11월 셋째 주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책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의 발표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30년 고정 주택 모기지의 전국 평균 이자율은 4.39%로 지난 7월부터 이어오던 저율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30년 고정 이자율은 바로 전 주만해도 1971년 이래 최저라는 4.17%를 기록한 바 있다.


15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도 상승세를 탔다. 같은 주 15년 고정 주택 모기지 이자율의 전국 평균은 3.76%로 전주 최저치인 3.57%를 훌쩍 뛰어넘었다. 모기지 이자율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자들이 경기부양을 위한 연방 정부의 6,000억달러 규모 채권 구입 방안 발표 전 사들였던 채권을 채권시장에 대량 매도하며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주택 모기지 이자율의 추세는 채권 수익률의 추세를 따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모기지 이자율 상승이 채권 수익률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융자 처리기간이 지연되는 현상은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에 비해 검토 대상 서류의 양이 늘고 있는 반면 처리 인원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택 구입이나 재융자를 계획했다면 혹시 모기지 이자율이 상승세로 급반전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당분간은 안심해도 될 것 같다. 금융전문 웹사이트 뱅크레이트가 모기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당분간 모기지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모기지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주택 모기지 시장의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낮은 모기지 이자율 기조 지속

우선 11월 셋째 주 상승 탄력을 받은 주택 모기지 이자율이 연말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모기지 업계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국채 수익률의 상승이 모기지 이자율의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내년 봄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안을 내놓은 연방 정부와 국채를 매도하려는 채권 투자가들 사이의 줄다리기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모기지 이자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양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부터 보이는 내년 봄부터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세 돌아서 적어도 내년 가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연방 정부의 국채 매입안이 내년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계획돼 적어도 그때까지는 급격한 모기지 이자율의 상승은 없을 것이라 분석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직후 융자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연방 정부가 무려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을 풀어 모기지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을 잠재운 바 있다. 3월말 이 발의안이 종료되면서 당시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모기지 이자율이 5%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같은 상승세는 현재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융자 처리기간 지연 지속

느림보 융자 처리 실태는 내년에도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각 융자 은행마다 융자 처리 인원 부족으로 융자업무가 지연되고 있는 현상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주택 감정사가 턱없이 부족해 융자 때 반드시 실시되어야 하는 감정처리 업무가 융자업무 빠른 처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융자 발급 관련서류의 양도 전보다 점차 늘고 있어 이를 검토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처럼 융자 신청이 쌓이면서 60일간 이자율 고정을 권하는 렌더도 늘고 있다.

재융자의 경우 처리기간이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홈에퀴티 융자 등 2차 융자를 끼고 있는 경우 2차 렌더와의 협상에만 평균 30일씩 소요돼 재융자 처리를 늦추고 있다. 따라서 2차 융자를 지닌 주택 소유주가 재융자에 나설 경우 75일간 이자율을 고정할 것이 권장되고 있다.

■‘무비용 재융자’ 성행 우려

낮은 이자율이 지속될 경우 비용을 전혀 부과하지 않는 재융자 기법이 다시 성행할 것으로도 전망됐다. 일반적으로 융자 발급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다소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는 방식이다. 당장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적은 대신 결과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물어야하는 것이다.

무비용 재융자 기법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융자 중개인이 무비용 재융자를 권할 경우 이를 ‘수익률 스프레드’(yield spread) 프리미엄이라고 하고, 은행이 실시할 경우 ‘서비싱 릴리스’(servicing release)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융자 오피서가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도록 대출자를 설득할 경우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수익률 스프레드 방식의 재융자 기법은 현재 ‘도드-프랭크’ 법안에 의해 금지되고 있다.

■차압사태 돌출변수

이미 대형 은행들이 전국 대부분의 주에서 진행 중이던 차압절차 중지를 선언했고 법원에서는 절차가 적법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은행의 차압 담당자들이 차압관련 서류를 검토 없이 서명했다고 인정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 추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부실 차압사태의 문제점은 해결 시기를 점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조차도 차압률이 줄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부실 차압사태가 터지면서 팔지도 못하는 차압 매물이 쌓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점보 융자금리
계속 내려갈듯

융자 규모가 72만9,750달러를 넘는 점보 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의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수개월간 점보 융자 이자율의 하락 속도가 컨포밍 융자 이자율을 하락 속도를 앞질러 오고 있다.

금융위기를 겪는 가운데서도 점보 융자 이자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치솟은 바 있고 이후로도 계속 고공행진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하락폭이 가팔라져 컨포밍 융자 이자율과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점보 융자 이자율과 30년 고정 컨포밍 이자율 간의 격차는 약 1.2%였으나 최근 0.75%까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점보 융자 이자율이 컨포밍 이자율을 항상 상회하는 것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나 프레디맥의 보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렌더로서는 그만큼 채무 불이행에 따른 위험요소를 안고 점보 융자를 발급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게 된다.


낮은 주택 모기지 이자율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주택 구입을 계획 중이라면 이자율 변동에 돌출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부실 차압사태 처리 결과에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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