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우학생 보듬는 캠프

2010-11-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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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가주사랑의교회, 극빈층 29명 초청

불우학생 보듬는 캠프

매그놀리아 교육구 학생들이 22일 남가주사랑의교회가 개최한 ‘보아스 캠프’에서 공작을 하며 추수감사 시즌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

공작·영화·볼링 등 재미
학용품·운동화 선물도


남가주사랑의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를 음지의 이웃들을 향한 사랑으로 표현해 감사의 계절에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 교회는 22일부터 교회 주변 매그놀리아 초등교육구의 극빈층 학생 29명을 초청, 교육선교관 ‘킹덤드림센터’에서 24일까지 ‘보아스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 7월 말 개최했던 여름캠프에 이어 2번째로, 예산난 때문에 추수감사절 한 주를 방학한 교육구 측이 요청해 다시 열리는 것이다. 학생들은 라티노, 백인, 아시안, 흑인 등으로 대부분 지난 번 등록자들이다.

행사를 총책임을 맡은 윤형국 목사는 “교회 예산과 교인들의 기부를 합해 약 8,000달러를 들였다”고 밝히고 “50여개 다락방(성경공부를 위한 소그룹 조직)과 교육부 학생들이 캠프를 위해 돈과 선물, 캔푸드를 도네이션 했으며 60명 이상이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목사에 따르면 교육구 관할지역 모텔과 셸터에서 사는 이들 학생은 보호관찰 대상자, 불법체류자 또는 약물중독자인 부모와 사는 경우가 흔하며, 일부는 학교조차 다니지 않고 도서관에도 가 본 적이 없다. 지난번 캠프에서 가정식으로 만들어주는 따스한 식사가 가장 좋았다고 답하는가 하면 칫솔 하나를 가족이 함께 사용하고 주유소에서 샤워를 하기도 할 정도로 이들의 생활환경은 지극히 열악하다.

학생들은 캠프기간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30분까지 교회 측이 정성껏 준비한 아침식사를 하고 공작, 과학, 글짓기 등 창의력을 길러주는 부담 없는 수업을 받은 뒤 피자가게, 볼링장, 영화관 등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마지막 날인 24일 저녁에는 교회 측이 준비한 ‘터키 뱅큇’에 가족들과 함께 참석해 명절 분위기를 만끽한다. 이 자리에는 학생 가정이 초청하는 친구 가정은 물론 교회의 싱글맘 가정, 교회 사랑부(발달장애학생 부서) 가정도 함께한다. 교회 측은 이들을 위해 500인분의 음식을 준비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학용품, 운동화, 양말, 칫솔, 치약, 샴푸 등 선물도 한 아름 받는다.

캠프를 통해 봉사자들도 ‘받는 데서가 아니라 주는 데서 오는 복’을 풍성하게 체험한다. 자신들이 작은 것이나마 베풀 수 있는 상황에 있음을 감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 사는 한인 자녀들과는 달리 진정한 고마움을 표시할 줄 아는 이들 학생으로 인해 수고를 확실하게 보상받는 것이다.

남가주사랑의교회는 매그놀리아 교육구의 6,000여학생 중 상당수가 가정형편이 어려움을 감안, 행사 규모를 조금씩 키워나갈 예정이다. 내년에는 한 번에 40~50명씩 2~3차례를 섬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목사는 “가장 불우한 환경에서 사는 학생들의 명단을 제공하는 교육구 측이 교회가 캠프를 열어주는 것에 대해 너무나도 좋아한다”며 “교육구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인간적인 선함’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이런 일을 한다는 점도 분명히 알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눈물겨운 처지의 이들 가정이 미국 시스템을 신뢰하기 시작한 것이 주요 성과 중 하나”라며 “지난 여름 이후로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기로 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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