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활인의 신앙 - 교육이 신앙이다

2010-11-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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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아는’만큼 생각하고 ‘생각한’만큼 살아가는 존재다. 그 때문에 좋은 생각을 가지고 좋은 삶을 살려면 먼저 좋은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는 것은 무엇을 보고 듣는가에 달려 있다. 좋은 것을 보고 좋을 것을 들을 수 있게 안내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는 힘이다. 그래서 교육을 받지 않고 자라면, 자칫 잡초처럼 될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이다.

나무는 일찍 잡아매 줄수록 곧게 자란다. 이미 뒤틀리게 자란 나무를 바로 잡다보면 부러뜨릴 위험이 있다. 사람의 교육도 이와 같은 원리여서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나왔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아이들 정서에 좋지 않다 하여 ‘사랑의 매’(?)가 금지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옳고 그른 것에 대한 분별력이 어떻게 형성되어 갈지 자못 염려스럽다.

더욱이 자녀교육에 어머니만 있고, 아버지는 뒷짐 지는 요상한 기형교육이 된 세상이다. 아이들 교육문제로 엄마들만 동분서주하며 설쳐대지 정작 아빠들은 나 몰라라 뒷전으로 나앉아 있는 판국이다. 분명 ‘돈벌이는 남자인 내 몫이니 당신은 새끼들 교육만을 알아서 잘 하라’는 식이다. 그러니 ‘기러기’ 아빠마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교육에 수입의 3분의1 이상을 쏟아붓는다 한들, 보고 듣는 것이 부실하니 올바른 교육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엄마 혼자서 뛰다보니 누가 이런 힘들고 고된 일을 하고 싶어 하겠는가! 그 결과 ‘아이 낳기를 싫어하는’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는 망국적 사회가 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자녀교육에서 ‘사랑’과 ‘훈육’의 적절한 밸런스가 깨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녀 수가 잘해야 하나나 둘이다 보니 귀하게만 키워 ‘왕자병’ ‘공주병’에 걸린 안하무인의 아이들을 만들기 십상이다. 아무리 명문대 출신의 자녀라 한들 부모와 이웃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결여돼 있다면 그 삶이 과연 행복하겠는가.

이 때문에 말씀이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인간들에게 ‘사랑의 가치관’을 들려주시는 ‘참 교육’부터 시작하신 모양이다. 인간에게 행복한 길을 가르쳐 주신 ‘산상수훈’(진복8단)이 그 시작이었다. 돈을 벌고 출세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며 사는 것을 행복의 대명사로 여기며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하늘나라’의 가치관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 그분은 12제자를 뽑아 3년 동안 정성을 다해 교육시키셨다. 그 결과 예수님에게서 새로운 것을 ‘보고’ ‘들어’ 새로운 삶의 가치관을 알게 된 제자들이 적어 놓은 기록이 바로 ‘신약’ 성경이다.

성경은 그래서 하늘나라의 가치관에 대한 기르침의 책이며 영원한 생명을 찾게끔 이끌어 주는 생명의 책이다. 이 때문에 성경은 바로 모든 교육의 핵심이다. 그래서 ‘교육은 신앙’일 수 밖에 없다는 말 아닌가.


김 재 동 <가톨릭 종신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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