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노래를 하나님께"

2010-10-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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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로 변신한 통기타 가수 김승덕씨

"내 노래를 하나님께"

유명 통기타 가수에서 복음 전도자로 변신한 김승덕씨가 출연하는 음악회가 오는 23일 복음대학교에서 열린다. 김씨는 "이번 무료 콘서트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마음 편하게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누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수로 잘 나가다가
이혼 당하고 고통의 세월

미국서 전처와 재결합
하나님 만나 신앙 ‘쑥쑥’

23일 복음대학교 음악회서
복음성가.히트곡 선사



’이름 없는 새’ ‘우리 사랑’ ‘아베마리아’ 등 한인들의 귀에 익은 노래들로 잘 알려진 싱어송라이터이자 포크음악계의 대표 감성가수 김승덕씨가 전도사로 변신, 복음대학교(총장 신현국)가 23일(토) 오후 7시에 개최하는 ‘창립 15주년 기념 가을음악회’에 출연하게 돼 화제다.

이 학교에서 M. Div.(목회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대학 재정에 작은 도움을 주기 위한 이 콘서트에서 1시작 동안 자신의 히트곡들과 ‘당신이 지쳐서 기도할 수 없고’ ‘모든 상황 속에서’등 천상의 멜로디를 불러 청중들에게 감동의 물결을 선사하게 된다.

2005년 도미 전까지 김씨는 가수와 방송진행자로서 음악 외길인생을 살아 왔다. 중학시절 친구의 기타에 홀딱 빠져 책받침에 줄을 긋고 고무줄을 끼워 피나는 연습을 하다가 감동한 어머니가 사준 기타로 열심히 노래했던 그는 남궁옥분을 통해 발표한 ‘나의 사랑 그대 곁으로’와 MBC 강변가요제 대상곡 ‘이름 없는 새’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이어 자신의 앨범 ‘편지를 써요’ ‘우리 사랑’ ‘아베마리아’ ‘정 주지 않으리’ ‘사련’등을 잇달아 내면서 방송, 공연, 축제 등에 단골로 초청되는 황금기를 누렸다.

그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1997년. 서울대 의대 출신 부인과의 행복했던 결혼생활이 IMF직후 병원 운영에 어려움이 닥치면서 부인의 일방적인 이혼 통보로 막을 내린 것이다.

"내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애원도 하고 달래도 보았지만 아내의 결심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혼 후 아내는 미국으로 건너갔고, 저는 밖에선 행복한 척 했지만 혼자서 아들 딸을 키우며 고독과 슬픔에 술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마침내 그는 세상을 등지기로 하고 위스키와 알약을 준비하지만 지나간 인생을 돌아보던 중 외로이 세상에 남겨질 자식들의 얼굴이 떠올라 포기한다. 그리고는 그는 끼니마다 새 음식을 만드는 등 모든 것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아들과 딸에게만 매달렸다. 너무 아파 죽을 힘을 다해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온종일 자리에 누워 서러워하던 끝에 잠자리에서 아이들 들을세라 벽을 향해 소리없이 흐느끼던 중 아이들이 "아빠 아프게 해서 미안해" 라며 눈물을 뚝뚝 흘려 세 식구가 끌어안고 통곡하기도 했단다. 다행히 아이들이 잘 자라 큰 위로가 되었지만 그의 버팀목이었던 어머니의 2004년 타계는 또 한 번의 청천벽력이었다.


그러나 그 일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남남이 된 아이들의 어머니가 그 소식을 듣고 그에게 위로의 메일을 보내왔던 것이다. 그는 연락이 계속되면서 가슴에 희망의 싹을 틔우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서로 재결합 의사를 확인하고 2005년 8월 자녀들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부모를 따라 다른 종교를 믿으면서 기독교인들은 나와는 다른 세상에 속한, 한심하고 말로만 떠들어대는 사람이란 생각을 평소에 했습니다. 그런데 재결합 직전 일단 혼자 미국에 와 아내를 만났는데 아내가 교회에 열심히 다니면서 예전의 순수한 모습을 회복했음을 보았습니다. 또 아내가 속해 있던 중보기도팀의 교인들이 앞다퉈 저를 초청해 극진히 대접하면서 저희 가정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것을 보고 신앙을 떠나서 아내의 하나님께 감사드렸지요."

그는 자녀들과 삶의 둥지를 완전히 미국으로 옮긴 직후 가정의 행복을 위해 교회 출석 의사를 밝혀 부인을 놀랬다.

"그때부터 교회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신앙이 쑥쑥 자랐습니다. 특히 새벽기도를 통해 너무도 힘겹게 치료받던 아내의 C형 간염이 사라진 것도 경험하고 ‘목숨 다해 이 사람만 사랑하며 살겠다’고 다짐한 결과 ‘닭살 부부’라는 말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사람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소명을 듣고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지요. 앞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히 다가올 수 있는 그런 목회자가 되고 싶습니다."

김승덕 콘서트에는 이영일, 권신구, 김길원 등 찬양사역자들이 함께 한다. 복음대학교는 2660 W. Woodland Dr., Anahaim에 있으며, 음악회의 입장료는 없다.

문의 (714)527-0691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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