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슨 일이든 주님에게 하듯”

2010-09-13 (월)
크게 작게
“성공하기에는 보통 사람보다는 부지런한 사람이, 부지런한 사람보다는 머리 좋은 사람이, 머리 좋은 사람보다는 운 좋은 사람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갖춘 사람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사람보다는 못합니다.” 고교 2학년 시절에 첫째 박사학위를 받는 것, 둘째 큰 회사 사장이 되는 것, 셋째 전 세계에 100개 교회를 세우는 것 등 세 가지의 꿈을 설계한 뒤 그중 두 가지를 이루고 나머지 하나도 거의 달성한 대의그룹 회장 채의숭 장로(사진·화양감리교회)가 집회 인도차 남가주를 찾았다.


‘하늘 경영’ 저자 대의그룹 채의숭 회장
73개 교회 세우고 12개사 거느린 대기업 일궈


채 장로는 본보 인터뷰에서 “하나님의 도움과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라’는 성경말씀에 바탕을 둔 ‘하늘 경영’이 성공비결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녀들에게도 항상 베풀면서 살라고 가르칩니다. 바보처럼 사는 게 좋은 대인관계, 비즈니스 번창의 길이지요.”


그는 “월급쟁이보다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업가가 하나님을 만날 기회가 더 많다. ‘하나님 앞에서 울며불며 기도하면 결국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경영하심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들에게 꼭 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우지는 못했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기도에 나가 교회종을 치고 강대상을 닦았던 부모의 신앙을 계승한 그는 전체 수석으로 건국대 경제학과를 입학, 졸업한 뒤 1984년에 건국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음으로써 첫 번째 꿈을 성취했다. 부모의 철저한 믿음 덕에 자신 등 삼형제가 모두 장로가 되었고 560여명의 친척 중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두 번째 꿈은 숱한 시련을 거친 후에야 이룰 수 있었다. 삼성그룹을 거쳐 대우 아메리카 사장을 지낸 그는 1985년 부도 직전의 회사를 인수해 대의테크를 창업했다. 하지만 87년 100년만의 대홍수로 회사가 떠내려가고 91년 새로 지은 공장이 태풍과 화재로 소실되는가 하면 99년에는 대우 부도의 여파로 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휴지조각이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었다.

“자살을 해도, 해외 도피를 해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그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라는 여호수아 1장9절과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라는 시편 23편4절 말씀을 통해서였지요.”

결국 그는 ‘전화위복의 하나님’을 의지하고 불굴의 믿음으로 도전한 끝에 대의테크, 한산, 대의인티어, 선엔지니어링, 선피앤시 등 12개 회사를 경영하는 대의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하나님의 인도를 잊지 않기 위해 회사이름 하나는 ‘나의 위대한 목자’(My Great Shepherd)에서 따온 MGS라고 지었다.

세 번째 꿈을 수확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는 단독으로 84년 이래 한국, 몽골,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에 72개 교회를 건립한 데 이어 지난 봄 일본에 동경요한교회와 공동으로 지상 5층 규모의 교회를 73번째로 지었다. 채 장로는 “현재 건축비를 지원해 이름을 밝히기 어려운 한 불교국가와 하이티, 인도네시아, 필리핀, 멕시코, 에콰도르에 교회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휴가를 한 번도 안 가고 항상 추석, 설 연휴를 이용해 교회 헌당예배에 참석해 왔다는 그는 기업인 최초의 세계평화상을 받았으며, ‘주께 하듯 하라’ ‘하늘 경영’ ‘한국을 빛낸 자랑스런 기업인’ ‘우리는 어떤 CEO를 원하는가’ 등의 저서를 냈다. 이중 3년 전 나온 ‘주께 하듯 하라’는 무려 37판을 찍은 베스트셀러다.


소득의 30% 이하를 헌금해 본 적이 없다는 채 장로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집회를 통해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을 심고 오지를 찾아가 학교를 세워주는 등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김장섭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