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 정직한 사람

2010-08-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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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목사이지만 가끔 설교하기가 치과에 가는 것보다 싫을 때가 있습니다. 나의 설교의 내용이 나의 삶의 모습과 일치하지 않을 때입니다. 가난한 마음을 가지라고 말하면서 마음속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원수를 사랑하라고 외치면서 싫은 사람을 외면하고, 천국의 소망 속에 살아가라고 가르치면서 세상의 안락을 추구하는 이중적인 나의 모습 때문에, 정직한 설교를 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정직이란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입니다. 정직한 정치인은 자신의 이념에 따라 시대의 흐름을 판독하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을 공약하고, 또 이를 이루고자 열심히 노력하는 지도자입니다. 정직한 사업가는 타당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당한 방법으로 열심히 일을 하는 기업인입니다. 정직한 신앙인은 하나님께 사랑을 고백하고, 그 사랑을 이웃들에게 열심을 다해 실천하는 믿음과 삶이 일치되는 성도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치관이 올바르지 못해서 정직하지 못합니다. 사랑보다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시대에 살면서 순수한 사랑을 지키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우선 자신에게 유리한 말을 재빨리 하는 습관에 젖어 있기에 정직하기가 어렵습니다. 상황이 어렵고 좀 손해를 보더라도 나의 양심을 지킬 수 있는 정직한 말을 하는 것을 훈련해야 할 것입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근면과 성실이 부족해서 정직하게 살지 못합니다. 나의 신념을 통한 목표를 이루고 나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매우 부지런한 삶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정직한 사람이 되기가 어려운 또 한 가지의 이유는 부분적인 정직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십계명 가운데 하나라도 어기면 죄인이 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의 모든 부분이 일치하지 못하면 비정직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금전적인 면에서 청렴하더라도 이성관계에 부정한 면이 있으면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속을 다 내어보여 주어도 오히려 가족에게 감추는 것이 있다면 솔직한 것이 아닙니다. 말로는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행동으로 희생을 할 수 없다면 그것은 결코 진정한 사랑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삶은 아니지만, 올바른 신앙인이라면 당연히 정직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이 시간, 하기 싫은 설교를 준비하면서 또 한 번 자문해봅니다. 혹시 나는 어떤 말을 하면서 양심에 찔리는 때는 없는가? 나는 항상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직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바꾸어야 할까?


이 용 욱 / 목사·하나크리스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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