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유 줄고 주택 임대 늘어

2010-08-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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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압·숏세일 늘어 서부지역 소유율 61%로 하락

최근 주택 소유를 포기하고 임대를 택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고 MSNBC가 보도했다. MSNBC는 주택을 판매한 뒤 재구입 대신 장기간 임대를 고려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고 시카고 지역의 한 중년 부부의 예를 들며 최근 추세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년간 주택을 소유했던 마크와 조앤 클레버 부부는 최근 밀워키 인근 약 3,000평방피트짜리 단독주택을 처분했다. 50대로 접어든 클레버 부부는 28년 전 소규모 콘도 구입을 시작으로 몇 차례 주택 매매를 반복하며 최근 처분한 벙갈로 스타일의 밀워키 단독주택을 2004년도에 구입했다.

하지만 전국을 휩쓸고 간 주택시장 경기 침체 영향으로 밀워키 주택을 손실을 감수하고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부부의 평생 노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정든 집을 28만달러에 팔고 시카고 도심 인근의 임대주택으로 이사하기로 결정했다.

클레버 부부는 중년에 접어든 뒤 주택을 임대하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지만 임대를 시작한 뒤로부터는 오히려 속이 편해졌다고 한다. 임대료가 전에 내던 모기지 페이먼트보다 월 약 200달러 많지만 갑작스레 발생하는 주택 고장 수리에 수천달러씩 지불해야 하는 ‘깜짝 지출’이 없어 좋다는 것이 부부가 말하는 주택임대의 장점이다. 부부는 “2004년도에 밀워키 주택을 구입한 뒤 머지않아 시작된 주택시장 침체기를 거치며 주택 가의 3분의2가 사라졌다”며 “이후 주택을 굳이 소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사라지게 됐다”고 말한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서인지 연방 센서스국의 지난달 27일 발표에 따르면 주택 소유율이 11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올 2분기 중 주택 소유율은 2분기 연속 하락해 66.9%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서부의 주택 소유율이 70. 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서부지역은 61.4%로 가장 낮았다. 반면 같은 기간 임대주택의 공실률은 10.6%로 큰 변동폭 없이 안정적인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타 리스팅 업체의 통계에서도 주택 구입보다 임대자의 수요가 늘고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임대 주택 리스팅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주택 리스팅 업체인 트룰리아닷컴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웹사이트 이용자의 약 30%는 구입용 주택 매물과 임대용 주택 매물을 동시에 검색하는 이른바 ‘크로스 오버’ 홈 샤퍼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업체인 질로우닷컴의 이용자 중에서도 약 25%가 자신의 예산에 맞는 임대용 주택과 구입용 주택 매물을 동시에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 주택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어바인 소재 존 번스 부동산 컨설팅사는 현재 약 67%인 주택 소유율은 향후 2~3년 내에 62%대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체에 따르면 현재 약 800만 가구 중 약 600만가구가 모기지 페이먼트 연체 상태로 이들이 상당수의 주택이 차압되거나 숏세일로 처분될 경우 이들이 임대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업체의 존 번스 대표는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침체가 3~4년 간 이어지면 주택 구입자들은 이같은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믿게 된다”며 “따라서 주택 소유주들은 주택 구입을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 주택 구입에 나서는 주택 구입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융자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융자 업체 론디포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약 7년 전 30년 미만 주택 융자 프로그램을 이용한 고객은 약 20%였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비율인 37%로 증가했다.

주택을 투자 수단이 아니라 부채로 여기기는 주택 구입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으로 단기간에 부채를 상환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가치가 크게 하락함에 따라 주택 소유보다 주택 임대를 택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주택 소유에 대한 매력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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