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눔과 소통, 배려의 정신

2010-07-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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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7월10일) 한인타운 윌셔 플라자 호텔에서 거행된 글로벌 어린이재단 창립 12주년을 기념하는 기금모금 만찬회는 매우 의미있고 뜻 깊은 자리였다. 불과 60년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6.25라는 동족상잔의 참혹한 전쟁으로 말미암아 수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부상을 당하였다.

그리고 공장을 비롯한 거의 모든 산업시설들은 파괴되고 많은 주택이나 건물들이 불에 타, 나라의 경제가 매우 피폐되고 침체하였다. 많은 미망인과 고아들이 길거리에 넘쳐나는 비참한 나라로 전락하여, 대다수 국민들이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원조로 겨우 끼니를 연명하는 불쌍한 나라였었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그 동안의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힘을 모아 경제를 재건하여 세계사람들이 놀라고 경탄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세계 12대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하였다. 그리고 이에 걸맞게 소외된 사회에 대한 봉사와 나눔의 정신도 여기저기에서 조용하나 꾸준하게 지속적인 발전과 확장을 이어왔다.


그 중에 글로벌 어린이 재단은 1998년 한국이 IMF경제위기로 인하여 수십만에 달하는 가장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아이들은 길가로 쏟아져 나와 먹을것을 찾아 헤매이는 서글픈 현실에 가슴아팠던 몇몇 어머니들의 외침과 탄식이 한데 모여 시작되었다. 창립 12주년인 이날 모임에는 이화여대의 이 배용총장이 연사로 나와 “한국 역사 속에서의 나눔과 소통, 배려의 정신”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역사가운데 소통과 배려의 정신으로 화합과 통합을 이룬 대표적인 인물들과 그들의 업적을 소개하며 동시에 나눔의 정신이 가져오는 역사적인 의미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그는 우선 김춘추 김유신 등을 등용하여 삼국통일의 기반을 다졌으며 첨성대를 만들어 농업발전에 기여한 신라시대의 선덕여왕이 소통과 배려의 정신으로 화합과 통합을 이룬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자세히 소개하였다.

다음으로 그는 인간주의적 이상을 실제 정책에 구현하여 한국역사상 최고의 지도자로 꼽히고 있는 조선왕조의 4대 임금인 세종을 백성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소통과 배려의 대왕으로 소개하였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뜻은 “훈민정음 반포”서문에도 잘 나타나 있듯이 두나라의 말이 서로 다른데도 한자를 사용하면서 백성들이 겪는 문자생활의 모순과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함이었다. 백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이 없이는 한글이 만들어질 수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한글은 소통의 문자이자 배려와 사랑의 문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세종은 약자를 배려하는 정신으로 다양한 복지정책을 추진하였는데 그중에 공노비에 대한 출산휴가조치이다. 1426년 그는 출산한 여종들에게 100일간의 휴가를 주도록 명하였고, 1430년에는 추가로 30일간의 산전휴가를 주도록 명하였다.
그리고 1434년에는 출산한 여종의 남편에게도 30일간의 산후휴가를 주도록 명하였다. 이러한 부부합산 160일간의 출산휴가 정책은 동서양 역사에 최초로 시대를 뛰어넘는 복지정책으로 인간에 대한 아낌과 사랑이 없었다면 실현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백성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세종의 따뜻한 가슴은 당시 조선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기여하였을 뿐 아니라 미래를 여는 진정한 리더쉽으로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소통과 화합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글로벌 어린이 재단은 현재 4000여명의 회원이 20개 지부 조직안에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각 지부는 든든하고 뿌리깊은 조직과 강력한 지도력으로 세계를 향한 큰 비젼을 가지고 조용히 봉사하며 섬기는 단체이다.

이 단체의 가장 큰 자랑은 현재 미주 한인사회 여타의 다른 한인 봉사단체와는 다르게 재정의 투명성과 완벽한 재무규정을 들 수 있다. 글로벌 어린이 재단이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여 질병과 기아에서 허덕이고 있는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고 새롭게 미래를 향하여 뻗어 나아갈 수 있는 산소와 같은 역할을 변함없이 하게 되기를 기원한다.

(310)968-8945


키 한 /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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