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음 이야기 - 귀신이 어디 있어?

2010-07-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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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첨단문명 시대에 귀신이 어디 있어?” 이렇게 장담하는 사람도 한밤중 공동묘지에는 혼자 선뜻 못 나선다. 중국의 강시, 서양의 드라큘라 같은 귀신은 정말 존재할까. 흉측한 모양의 귀신을 실제로 봤다는 사람도 있다.

대개는 심약할 때 경험하는 내적 공포감의 투영일 가능성이 높지만, 성경대로 보면 귀신은 분명히 존재한다. UFO 출현과 같은 미심쩍은 현상들 중에도 외계인을 가장한 귀신들의 장난이 많다.

귀신은 죽은 사람의 혼령이 아니다. 원래 하나님이 계신 천국의 천사들이었다. 그런데 하늘에서 가장 아름답고 지혜로운 천사장 루시퍼가 천사들의 3분의1을 규합, 스스로 하나님과 같이 되려는 반역을 꾀했다. 그러자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대적하는 자’ 사탄이 된다(사 14:12-15). 그를 따른 천사들도 악령의 무리로 전락한다.

이 귀신들은 때로 사람 속에 들어가 죽은 자의 혼령인 양 행세한다. 주역 철학 대신 신 내림으로 신점을 치는 무속신앙의 배후에 이들이 활동한다. “귀신같이 안다”는 말처럼 웬만큼 미래도 예견하고 비상한 능력도 있다. 그러나 턱없이 조잡하고 불완전하다. 우두머리 사탄 역시 초인간적이지만 신적인 존재는 아니다. 큰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능하지는 않다.


그 ‘공중의 권세 잡은 자’(엡 2:2)가 뱀으로 나타나 인간을 꾀었다. 선악과 금지 명령에 사탄의 유혹을 허용하신 이유가 있다. 온전한 자유의지 가운데 참된 사랑의 교제를 나누시기 위해서다. 이 엄청난 특권을 시샘한 사탄은 “선악과를 따먹으면 하나님과 같이 된다”(창 3:5)는 거짓말로 인간을 넘어뜨린다.

그때부터 인간에게도 하나님과 맞먹으려는 교만이 생겼다. 기독교 영성가 유진 피터슨은 “인생의 문제는 하나님께 경배할 것인가, 하나님과 경쟁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성경에서 사탄은 ‘파괴자, 고소자, 거짓의 아비’이자 ‘이 세상 임금, 이 세상 신’으로 불린다. 이때의 세상은 하나님을 떠난 악한 세계다.

사탄과 귀신들은 지금도 어둠의 세계에서 역사한다. 음란과 폭력, 중독과 자살의 영을 퍼뜨려 인간을 미혹한다. 특히 예수란 이름 주위에는 혼미케 하는 온갖 무신론 사상과 종교의 영들이 득실거린다. ‘그 중에 이 세상의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함이니’(고후 4:4).

귀신은 지옥의 존재를 입증한다. 지옥은 원래 사탄과 그 졸개들의 형벌 장소로 지어졌다. 인간이 하나님을 거부하고 그들의 미혹을 좇아 살기에 함께 지옥으로 간다.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영한 불에 들어가라’(마 25:41).

하나님은 타락한 인류에게 구세주를 약속하신다. 사탄에게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창 3:15)이라고 예언하시면서 아담과 하와에게는 구속의 상징으로 가죽옷을 지어 입히신다. 가죽옷은 무고한 짐승이 대신 피 흘려 죽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하나님께서 그 속죄양을 보내실 통로로 선택한 민족이 바로 이스라엘이었다.

그 나라의 역사를 담은 성경이 모든 인류 개개인에게 왜 그토록 중요한지 이제라도 조금씩 실감한다면, 당신은 천국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죄를 짓는 자는 마귀에게 속하나니 마귀는 처음부터 범죄함이니라.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니라’(요일 3:8).


안환균 / 사랑의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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