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붉은 악마여, 붉게 물들여라”

2010-05-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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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공 월드컵 응원 패션

‘레드’가 기본 컨셉
티셔츠·스커트·핫팬츠와
양말·가방·액세서리까지
화려하고 과감하게 액센트


축구는 볼 줄 몰라도 월드컵은 즐겁다. 월드컵이 열리는 날만큼은 핫팬츠에 탱크탑을 입고 사방팔방 뛰어다녀도 눈총은커녕 박수를 받는다. 평소 같으면 다 큰 처녀가 허벅지와 배꼽을 드러내고 다니느냐고 호통을 치는 아버지도 웃기만 한다. 바로 월드컵 패션의 여파다. 2002년 월드컵 지정복은 붉은 악마를 컨셉으로 하는 빨간 티셔츠와 청바지였다. 좀 멋을 부릴 줄 아는 이들은 붉은 악마 스카프를 목이나 머리에 두르며 포인트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4년 후가 되니 초미니 스커트에 등이 훤히 드러나는 백리스, 배꼽티에 엉덩이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핫팬츠 차림이 등장했다.


포미닛의 멤버 현아의 레드 앤 화이트 월드컵 패션. 통굽 캔버스화에 무릎 아래까지 올라오는 스트라이프 삭스로 활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초미니 레이어드 스커트에 레드 티셔츠, 진주 목걸이와 진주 헤어핀으로 월드컵 공주로 등극한 이영은이 두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청바지에 빨간 티셔츠, 붉은 악마 두건, 그리고 뺨을 장식한 태극문양으로 월드컵 패션의 정석을 보여준 개그맨 이휘재.


깜직한 헤어 리번과 레드 메가폰으로 펀(fun) 패션을 연출한 가수 장윤정.


히트 작곡가 조영수와 손잡고 월드컵 응원가를 발표한 걸그룹 티아라의 월드컵 패션. 의류업체 옴파로스와 인터크루에서 티아라의 응원의상을 제작했다.


“붉은 열정 표출해봐”

한쪽 어깨 드러내는
숄더 스타일 뽐내면
모두의 시선 내게로


거리 응원을 나선 젊은이들은 배꼽과 등, 어깨를 아낌없이 보여주며 섹시함을 추구하는 도발적인 노출을 즐기는 듯했다. 그렇다면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 월드컵 패션은 과연 어떨까. 보기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레드 컬러가 주테마인 붉은 악마의 컨셉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레드의 활용이 티셔츠와 스커트, 핫팬츠는 물론 머리 위를 장식하는 헤어 소품과 양말, 가방, 모자로 다양해진다. 지난해 최고의 패션 아이템인 니삭스(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나 리번 장식이 달린 헤어밴드, 목에 두르는 긴 머플러, 레드와 태극기 문양을 활용한 큼지막한 뱅글 등 최신 트렌드가 월드컵 패션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006년 긴 타월 한 장을 가슴에 두른 탑으로 월드컵 섹시 패션의 진수를 보여준 심은진과 배꼽이 노출된 태극기 패션의 미나처럼 월드컵 패션스타가 되고 싶다면 2010년에는 한쪽 어깨를 드러낸 숄더 스타일로 승부하면 화려한 조명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 패션 전문가가 지적했듯이 월드컵이 열리면 대한민국은 온통 붉게 물든다. 우리 몸속에 숨어 있는 붉은 악마의 열정이 패션으로 분출된다. 마치 브라질 카니벌에서 옷을 통해 자신을 한껏 드러내는 것처럼 다양한 월드컵 패션을 통해 ‘즐거움, 정열, 섹시함’이라는 공통의 코드로 한국인의 열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응원하는 연예인들의 월드컵 패션을 소개한다.



빨간 티셔츠와 화이트 손목시계를 매치한 월드컵 커플룩.


축구공 모양의 호각을 부는 붉은 악마로 변신한 개그맨 황현희.

칼러가 없는 티셔츠는 집에서만 입는 옷이라는 부수어지지 않는 편견을 지닌 남자에게 어울리는 이특의 월드컵 패션. 대신 오른쪽 팔목에는 붉은 악마 스카프를, 왼쪽 팔목에는 커다란 화이트 손목시계로 포인트를 주었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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