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시민의 신고가 테러 막았다

2010-05-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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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 타임스퀘어 폭발을 노리던 테러리스트의 기도가 무위로 끝나 뉴요커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지난 1일 한 시민이 폭발물이 장착된 채 세워진 차량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이를 즉각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대형참사를 사전에 차단했기 때문이다. 출동한 경찰력은 시민이 신고한 차량에서 권총과 탄약을 수거, 엄청난 화를 모면할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도 뉴욕시 한복판이 아비규환이 될 뻔한 사건이었다.

체포된 파키스탄 계 미 시민권자인 용의자는 이번 테러범행 일체를 자신이 시도한 것이라고 자백했다고 한다. 만일 그의 시도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뉴욕은 정말 어떻게 되었을까, 8년전 일어났던 9.11테러의 악몽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아주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이번 테러리스트의 기도대로 됐다면 뉴요커들과 관광객들이 심리적인 불안으로 뉴욕을 떠나는 사태가 속출할 것이다. 이에 따라 야기되는 경제적인 손실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겨우 경제적으로 호전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또 다시 테러가 발생했다면 어쩔 뻔 했는가. 이런 엄청난 사태를 미연에 한 시민이 신고정신을 발휘해 막을 수 있었다는 건 시민의 신고정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번 기회 확실히 보여주었다.

9.11테러 후에도 미국에 위해를 가하려는 테러리스트들의 음모와 기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들은 호시탐탐 테러범행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당국은 절대 좌시하지 않고 철저한 방어태세로 임할 것이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의 잔학하고 교묘한 기도는 국가가 막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언제 어느 곳에서 테러를 자행할지 모른다. 시민인 우리도 늘 정신적인 무장을 하고 각자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막아내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것은 주변에 우리의 안전이나 신변을 위협하는 이상한 징후가 발견되면 즉각 당국에 보고하는 신고정신이다. 한인들은 다른 인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리면서 편안하게 살고 있다. 나라의 안전을 위해서 한인들도 시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은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나의 일이다. 철두철미한 시민들의 신고정신이 가세할 때 테러는 이땅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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